어느 봄날
어느 봄날
  • 승인 2021.12.15 20: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평

하루하루가 아깝고

시간의 흐름이 못내 아쉽고

황홀한 순간은 그치지 않는다

거대한 군단으로 몰려오는

봄의 전령들

위세에 눌려 머릿속 아득한데

봄볕으로 데워진 땅바닥

나만의 자리에 누워

먼 하늘 바라보니

하늘

지나가는 바람

그리고 나

모두 한 몸이구나

◇신평= 1956년 대구 출생. 서울대 법대 졸업, 법학박사. 판사와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거쳐 현재 공익로펌 대표변호사로 재직 중이다. 한국문인협회 회원이며 한국헌법학회 회장, 한국교육법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철우언론법상을 수상(2013)했고, 저서로는 ‘산방에서(책 만드는 집 12년刊)’, ‘일본 땅 일본 바람’, ‘로스쿨 교수를 위한 로스쿨’, ‘법원을 법정에 세우다’ 등이 있다.

<해설> 소재의 평이함이 자칫 고루한 글이 될 법도 한데, 시인의 글은 참 나른하게 긴장을 풀게 하는 매력이 있다. 한편의 안빈낙도安貧樂道를 즐기는 선비의 모습을 보는 이 봄날에 뛰어 들고 싶게 하는 글을 읽으며, 하는 일 없이 누워 새와 하늘과 지나가는 바람과 한 몸이 되는 물아일체를 나도 함께 경험한다. 그러면서도 한 날, 한시도 아깝게 여기는 것을 보니, 그러는 시간도 소중히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소란(시인)-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