木蓮
木蓮
  • 승인 2021.12.23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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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은 강혜지

순백의

꽃잎 틔우고도

봄조차 허기진 밤

소식처럼 기별도 없이

허공 한 켠에 꽃망울 촘촘히

봄앓이의 신열이 애처롭다

그대 봄 마중은

꽃잎마다 춘색인데

봄은 정녕 기척도 없이

응얼거린 바람소리에 파르르 떨고 있구나

새벽달

차오른 그믐밤

먹구름처럼 물들어 살다가

봄 마중

한사코 가난한 땅에

햇살 따스히 내려 안기면

네 봄 길의 허기를 채워야지

우뚝 선

월계관를 사푼사푼 내리며

이루지 못한 사랑 그래도 설레었다고

신축년 올 봄도…

◇강혜지= 서울産. 한국방송통신대학 일본어학과, 월간광장 시 부문 신인상,한국 문인협회 회원, 한양문화예술협회 이사, 다선문인협회 운영위원, 한국미술인협회 회원. 2017년 대한민국 문예대제전 문화예술부문 심사위원,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상 수상(18), 불교TV 이사장상 수상(18)

<해설> 여리고도 강인한 목련의 모습을 묘사하면서, 의연한 속내까지 그려낸 시인의 시심이 넓다. 순백의 목련이 어떻게 바람소리를 이겨내는지, 봄밤의 먹구름 낀 새벽을 지나면서 물들 뻔한 순간을 벗어나는 것도 알아버린 시인은 어쩌면 해마다 목련을 보고 또 보면서 연작시를 그려낼 것 같다. 쉼 없이 반복되는 계절의 순환 속에서 목련이 갖는 서정성과 시인의 감성은 궁합이 아주 좋은 모양이므로.

-정소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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