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 해를 보내며
다시 한 해를 보내며
  • 승인 2021.12.26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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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희 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 대구시의사회 정책이사
송코영신, 코로나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리라는 기대로 시작한 한 해가 다시 저물어간다. 백신만 있으면 다 해결될 것 같은 희망도 한때 품었었는데, 코로나 19는 여전히 우리를 괴롭힌다. 일상으로의 복귀, 위드 코로나도 중단되었다. 우리 정부가 그렇게 자랑하던 k 방역도 실패다. 단계적 일상 회복은 위중증 환자가 폭증하고 의료체계가 마비되면서 시행한 지 44일 만에 멈추어야 했다. 거리두기가 재개되었다.
아침 출근길에 만난 택시 기사는 아들의 혼사를 앞두고 있었다. 방역 정책이 또 달라질까 봐 걱정이 태산이라며 날마다 뉴스에만 온통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한다. 방역 대책이 시시때때로 바뀌니 마음을 종잡을 수 없다는 게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정기적으로 주사를 맞으러 다니는 아이 엄마는 아이 학교에 확진자가 자꾸 발생하여 불안하다며 날마다 전화를 해댄다. 혹여 아이가 자가 격리하게 되면 제때 주사를 맞지 못하면 어쩌나? 하고 너무 걱정된다는 하소연이다. 코로나 19, 누군들 자유로울 수 있으랴. 정부 정책을 믿고 충실히 따르기만 하였던 이들은 이젠 더는 참을 수 없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인다.
코로나 발생 초기, 전문가들이 그렇게나 입국 제한 주장을 했지만, 그것도 무시해버려 확산을 키우지 않았던가. 코로나 장기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충심 어린 주장에는 공공의대를 신설하고 의사 정원 확대를 골자로 한 공공의료 인력 확대 정책을 발표로 응수하지 않았던가. 위기에 대응하기보다는 정치적 숙원사업을 밀어붙이는 꼼수로 의료계와 갈등을 유발하고 결국엔 의료계와 극단으로 치닫는 결과까지 낳았으니 어쩌겠는가.
방역체계도 이랬다가 저랬다가를 반복했다. 늘였다가 줄였다가를 반복하는 고무줄 방역은 불신을 가져오기 마련이다. 1단계 2단계 3단계로 구분했으면 그대로 시행하는 것이 맞을 것인데 그 중간 단계엔 2.5 단계 1.5 단계 등으로 없는 단계까지 집어넣어 사회적 경제적 피해를 줄인다는 구실을 붙여가며 거리두기 단계를 낮추었다. 그러다 보니 확진자가 급증하고 의료체계 과부하가 되었다. 지난달 말부터는 수도권에서는 의료체계가 사실상 마비되어 중환자를 멀리까지 이송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데도 정부는 비상계획은 발동하지 않고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는 답변으로 응수했다. 위기에 대응하는 자세가 저리 안이하게 대처해도 되나 싶을 정도였다.
백신만 맞으면 안심이리라 생각하고 사람들은 백신만 고대했었다. 대책도 없이 국산 백신 개발을 믿다가 뒤늦게 계약한 물량이 올해 하반기에서야 들어오게 되었다. 백신 물량 때문에 불만이 터지자 정부는 접종 간격도 임의로 바꾸고 교차 접종도 급작스레 허용했다. 무조건 1차 접종률을 높이려는 목적에만 매달렸다. 2차 접종 물량까지 앞당겨 쓰면서까지. 위중증 환자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고위험군부터 접종 완료를 하는 게 중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접종률 달성에만 매달렸던 우리 정부. 단계적 일상 회복 시점에도 우려 섞인 소리가 많았었다. 지난 10월부터 치명률이 상승하는 조짐이 보였는데도 위드 코로나를 강행하였다. 정부는 단계적 일상 회복을 10월에는 해야 한다는 국민 여론이 절대적으로 높았다고 주장하지만, 정부가 코로나 치명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위험신호를 제대로 알려주었더라면, 우리 국민은 충분히 수긍하였을 것이고 그렇다면 여론을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었을 것이지 않은가.
정말이지 우리 국민처럼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라면 하라는 대로 하는 이들이 또 있으랴 싶다. 어린아이들도 손 씻기 마스크 쓰기, 친구와 대화 나누지 않기에 길들여 학교에 가서도 마스크 쓴 얼굴을 친구의 얼굴로 기억한다고 하지 않은가.
귤 하나를 들고 진료실에 들어온 아이는 한 알을 떼서 입에 넣고는 마스크를 쓴 채 오물오물 씹고 또 하나를 떼서 마스크 속으로 집어넣어서 오물거리더니 먹고 나서는 손소독제를 달라고 한다. 손에다 바르고는 마를 때까지 비비고 있다. 병원에 온 고등학생 아이가 휴대폰을 내밀었다. 읽어 보니 고3 학생 양군 등과 시민들이 문 대통령, 정부 관계자,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는 기사였다. 정부가 학원과 독서실 등 청소년이 주로 이용하는 시설에도 방역 패스를 적용하겠다고 밝히자 학생들은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단다. 내년 2월부터 청소년에게 확대 적용되는 백신 패스가 신체의 자유와 평등권 등 국민의 기본권도 침해했다고 주장하면서.
다시 한 해를 보내며 소망한다. k 방역에 자화자찬 말고 방역 정책을 잘 펼쳐서 '송코영신'의 해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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