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료 범벅·우유 사골…대구10味, 이래서 되겠습니까
조미료 범벅·우유 사골…대구10味, 이래서 되겠습니까
  • 김종현
  • 승인 2021.12.28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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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음식 세계로] - (43) 음식마케팅의 어제와 오늘
국내외 인식
“맛대가리·멋대가리 없다”
‘요란한 빈수레’ 악평 수두룩
‘모리 국수’ 외국인은 기겁
세계화 위한 과제
향토음식 육성·보전 법제화
관광객 입맛 맞춘 음식 개발
가격 합리화·홍보 개선 필요
대구10미야기우동
대구10미에 일본 음식인 야끼우동이 들어가 있다. 그림 이대영

손자병법에 “적을 간파하고 자신과 대조하면, 백번 싸워도 위태로운 일은 없다.”라고 했다. 대구음식이 국내외에서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비해 ‘늘 돌다리만 두드리는 대구’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고자 최근 타 지역을 벤치마킹하기 시작했다. 2002년 대구음식산업박람회((Daegu Food Tour Industry), 2006년 대구10미를 선정 발표했고, 2011년 (사)대구음식문화포럼을 설립했다. 2013년부터 ‘대구치맥페스티벌’로 해외 자매도시 혹은 우호도시를 초빙해 국제화를 도모하고 있다. 그럼에도 요란한 빈 수레(noisy empty cart)라는 대외적 이미지와 대구말로 “말 단 집 장 안 달다.”는 대내적 세평을 듣고 있다.

대구10미는 따로국밥, 막창구이, 뭉티기(무더기 생고기), 동인동 찜 갈비, 논메기 매운탕, 복어불고기, 누른 국수, 무침회, 야끼우동, 납작 만두다. 대구10미에 야끼우동이란 일본국민음식이 나오는 이유를 모르겠다. 야끼우동보다 볶음가락국수 혹은 볶는 소리를 넣어 자글자글국수라는 표현도 가능하다. 일본음식에도 ‘샤브샤브(しゃぶしゃぶ)’ 혹은 ‘지리지리(ちりちり)’라는 의성어(擬聲語)가 있다. 세계 어느 나라말보다도 활용범위가 많은 2만 여개 의성어와 의태어 표현이 가능한 한글을 갖고 있어 ‘파 송송 계란 탁 라면’이라는 표현 정도는 무진장이다.

2016년 10월 12일 음식으로 대구경쟁력을 키우자는 취지로 세미나가 개최되어 i) 한우로 특성화, ii) 대구10미 전문식당(flagship restaurant) 만들기, iii) 음식 가짓수를 줄여 똑소리나게 승부, iv) 음식스토리텔링 방안 , v) 음식특구와 음식투어상품 개발 등의 아이디어가 나왔다. 한편으로는 “대구음식은 맛없다, 요것만 빼고(복어불고기)” 등 맛대가리고 멋대가리도 없다는 말이 쏟아져 나왔다. 문제가 뭘까? 대구음식을 먹어본 사람들의 얘기가 조미료 범벅, 우유 사골곰탕, 참치 캔 어탕국수, 닭고기 캔 삼계죽, 멸치(칼치)가루 추어탕... 등이 허다하다.

최근 대구사람이 즐겨먹는 ‘모(조)리 국수’는 좋은 말론 뼈다귀 및 내장 등의 ‘회뒷고기’이나, 솔직한 표현으로는 회 쓰레기를 모조리 쓸어 넣어 끓인 국수라서 외지인은 기겁한다. 최근 2011년 세계육상 선수권대회 개최를 계기로 대구시청에서 시작했던 미소친절운동(微笑親切運動, 약칭 미친운동)이 아직까지도 관주도운동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도 친절은 고사하고 ‘정나미가 떨어지는’ 혹은 ‘뚝배기 깨지는’소리를 한다는 게 외지인의 중론이다. 여기에다가 음식 맛까지 없자 “맛대가리도 멋대가리도 없다.”는 얘기를 듣는다. 대구음식투어(Daegu Food Tour)라고 해도 “컵라면으로 한 끼 때우기(대구라때)” 혹은 “자판기 커피 한잔에 빵 한 조각으로 끼니 때우기(대구커빵)”설화를 양산하고 있다.

◇전통향토음식의 관광문화산업화 당면과제

2021년 5월말 현재 우리나라 총인구 5,168만 명 가운데 경상도(경상남도,경상북도, 대구 및 부산)인구가 1,171만 명으로 20%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나, 1995년도 남북한을 대상으로 한국전통음식의 선호도(인식도)를 조사했는데, 경상도 전통음식에 대해 i) 즐겨 먹는 향토음식 8.0%, ii) 가장 맛있는 향토음식 6.2%의 선호도가 나타났다. 이런 통계는 경상도에 살고 있는 주민들마저도 60~ 64%는 경상도 전통음식에 대한 선호도가 없음을 말하고 있다.

전통음식 관광문화산업을 활성화하는데 모든 지방자치단체가 안고 있는 문제를 간추려보면 : i) 전국적으로 유명한 음식이 거의 없고, ii) 지역적 특미(special food)까지 없다. iii) 차별화(특성화)된 음식문화까지도 부재, iv) 외식산업의 영세화, v) 지역 관광산업정책과 연관성 낮고, vi) 음식문화 개발정책 및 관심조차 저조하다. 음식문화의 관광산업화에 30년 이상 경연회를 개최했던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222동) 부설 동아시아 식생활협회(The East Asian Society of Dietary Life)의 실사자료(2008년도)에선 관광지 선호음식은 94.5%가 토속(전통)음식, 식당선택 기준으로는 78.8%가 음식 맛으로 결정한다. 음식 혹은 식당정보를 획득하는 경로로는 40.5%가 대중매체(mass-communication)이고 입소문(mouth-word)도 36.9%였다. 팸플릿과 관광책자는 각각 5.7%와 3.8%에 지나지 않았다. 육성방안으로 i) 전통(토속)음식의 가치 재인식과 가치평가, ii) 신토불이 향토음식의 발굴육성과 상품화, iii) 차별화된 음식문화 정착, iv) 산학관(産學官) 네트워크의 활성화, v) 홍보강화방안 등을 제시한다.

최근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단체는 2000년 들어와서 전통음식의 관광자원화 혹은 상품화를 위한 많은 노력을 해왔다.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면, i) 축제이벤트에서 전통향토음식 체험관광, ii) 신한류 콘텐츠 음식관광 활성화, iii) 지역축제의 향토음식 관광상품화, iv) 종가음식의 관광자원화, v) 안동 헛제사밥의 관광상품화, vi)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의 관광상품화 방안, vii) 향토음식의 힐링푸드 방안, viii) 음식문화거리 조성방안 모색 등에 대한 연구가 있었다. 그러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국내관광자원화 방안에 대해선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최근 대구경북에서 시도했던 전통(향토)음식에 관련된 연구를 살펴보면, 대구경북연구원 홈페이지(homepage)에 ‘향토음식’혹은 ‘전통음식’을 검색어로 찾아본 결과 1997년부터 2021년 현재까지 관련성이 높은 7건의 연구 가운데 전통(향토)음식에 관한 건은 i) 1997년 향토음식(점) 및 특산품 개발, ii) 2003년 향토음식 선정 및 육성 방안, iii) 경상북도 슬로푸드 밸리 조성 방안, iv) 한국전통사찰음식연구원 운영활성화 방안이 있었다. 그 가운데 2003년 6월 연구보고서 ‘대구지역 향토음식 선정 및 육성방안’에서는, i) 향토음식의 지속적 개발, 발굴과 지원, ii) 향토음식점의 안정적 성장발전 유도, iii) 클러스터(Cluster)와 유도 및 홍보지원, iv) 전문인력 및 후계자 양성 촉진, v) 향토음식점 정보 경쟁력 강화를 제시했다.

◇K-Food 편승 향토음식 세계화과제와 전략

사실, K-Food의 세계화는 대단하다. 대표적으로 i) 오리온(Orion)에서 탄생 46세 초코파이(choco-pie)는 ‘정(情, friends, 好朋友)’을 스토리텔링으로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47개국에 2020년 2조원을 넘어서는 ‘지구인의 간식(Earth Person‘s Snack)’으로 아프리카에서도 “한국은 몰라도 초코파이는 안다(Sijui Korea, lakini najua Choco Pie).”는 말을 듣고 있다. ii) 러시아(Russia) 1억5천만 명의 음식문화를 혁신시킨 오뚝이 마요네즈와 팔도식품의 ‘4각 도시락’이 러시아 국민음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iii) 지난 2021년 5월 23일 글로벌 맥도날드는 K-Pop 가수 방탄소년단(BTS)의 이름으로 10조각 닭고기 튀김(The BTS Meal, 10-piece chicken Mc-Nuggets)을 발매했다. 한반도의 내륙도(內陸島) 혹은 대구공화국은 세계화에 대한 정보의 비대칭성이 가장 심하다. 한 마디로 정치1번지답게 온통 정치에만 전력투구하고 있으며, 모든 일엔 나토현상(No Action Talking Only)을 보이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는 행동으로는 한 몫을 하기 어려운데도 대구에서는 입으로 13 몫을 한다. 이를 두고 로마시대부터 작문정치(rhetorical politics)라고 했다. 우리말 국어사전에선 ‘시정(施政) 방침만 늘어놓고 실제로는 시행하지 못하는 정치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물론 영국의 윈스턴 처칠이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고 했던 말이 기억난다. 대구지역의 정치는 작문(composition)수준이라고 하나, 아직도 많은 부분에서는 받아쓰기(dictation) 혹은 말따라하기(shadow speaking)수준에 머물고 있다.

언론, 학회 등에서 거론되었던 세계화 방안을 요약하면, i) 향토음식 육성보전에 관한 법제화, ii) 향토음식 기능보유자 제도 및 향토음식연구소 설치 운영지원, iii) 세계관광객의 입맛과 기호에 맞춤음식 개발, iv) 퓨전화/패스트 푸드화/ 현지화(fusion/ fast-food/ localization), v) 전문인력 양성과 다양한 코스요리 개발, vi) 해외진출 확대와 선진사례 벤치마킹, vii) 가격수준 합리화와 홍보방법 개선, viii) 한국전통적인 서비스 제공, ix) 향토음식 전문점의 지정과 관리, x) 향토음식관련 무형문화재 지정확대와 시범농가(체험농가) 지정 육성, xi) 학계연구문화 등 관련기관의 향토음식 종합연구와 활성화, xii) 관광과 연계된 향토음식산업의 육성 등이 있다.

또한 세계화전략으로는 i) 세계인(해외관광객)의 입맛에 맞춤 한국 소스개발, ii) 한국음식의 대중화로는 ① 대중매체를 이용한 홍보, ② 한국음식의 맥도널드 벤치마킹, ③ 한국음식의 퓨전화 iii) 한류문화에 한국음식전파, iv) 향토음식 연구개발, v) 향토음식 가공과 외식프랜차이즈 촉진지원, vi) 한국 고유브랜드 마케팅 강화, vii) 광고/홍보 마케팅, viii) 해외 한식당 경영지원, ix) 세계화 촉진마케팅 강화,x) 한식 홍보 강화, xi) 한국 고유음식의 브랜드화, xii) 농수산식품 수출 연계방안, xiii)한국음식 조리법의 단순화와 표준화 등이 있다.

글·그림 = 이대영<코리아미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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