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판타지스타’ 황순민, 유니폼 벗고 새둥지
‘대구의 판타지스타’ 황순민, 유니폼 벗고 새둥지
  • 석지윤
  • 승인 2021.12.30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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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약 논의 지지부진하다
타구단과 사실상 이적 합의
황순민

현역 K리그 선수 가운데 대구FC에서 역사적 순간마다 자리를 지켰던 ‘대구의 판타지스타’ 황순민(31·사진)이 이적할 것으로 보인다.

황순민은 올해를 끝으로 계약이 만료돼 내년 1월 1일 FA자격을 얻게 된다. 코로나 사태와 맞물려 수준급 선수를 수혈하기 힘들어진 K리그 사정상 2선부터 중앙 미드필더, 윙백까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황순민에게 타 구단의 러브콜이 쏟아질 것은 자명했다. 이 탓에 대구도 올해 초부터 재계약을 두고 활발히 논의했다. 선수 측도 구단 측도 재계약에 긍정적인 공감대를 형성해 양 측은 손쉽게 합의에 다다를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기량 하락과 시즌 말미 불거진 축구 외적인 문제로 인해 재계약 논의는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 그사이 다른 수도권 소재 구단이 그에게 접촉해 사실상 이적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구단 관계자는 “(황순민과)협상하는 사이 더 좋은 제안을 한 구단이 있어 선수가 그쪽으로 마음이 기운 것 같다”고 이적을 기정사실화했다.

황순민은 입단 초부터 대구의 중심으로 활약하며 대구에 역사를 함께 해왔다. 지난 2012년 대구에 입단한 황순민은 2년차인 이듬해부터 주전 미드필더 자리를 꿰차며 프로 무대에 연착륙했다. 입단 초기에는 공격수에 가까운 위치에서 플레이하며 ‘대구의 판타지스타’라고 불리기도 했다. 그는 군 복무시절(상무, 2016년~2017년)을 제외하고 대구에서만 10년 가까이 뛰었다. 대구 선수들뿐만 아니라 현역 K리그 선수들 가운데 그보다 오래 대구에 머물렀던 선수는 없다. 대구에서 2부리그 강등과 FA컵 우승, 3년 연속 파이널A 진출, 순수 시민구단 최초의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토너먼트 진출 등 팀의 굵직한 역사를 모두 함께한 선수 역시 그가 유일하다. 황순민을 빼고서는 대구 역사를 설명할 수 없는 셈.

황순민은 K리그 통산 215경기에 출장해 16득점 17도움을 기록했다. 이 중 상무시절 치른 16경기를 제외하면 대구 소속으로는 200경기에 단 한 경기 모자란 199경기를 소화했다.

앞서 대구를 떠난 조현우, 황일수에 이은 황순민의 이적으로 대구FC에는 더 이상 2013시즌 강등을 직접 경험한 선수들이 남아있지 않게 됐다. 당시 12경기에 출전했던 최원권 수석코치만이 코칭스태프에 자리할 뿐이다.

한편 대구는 황순민의 공백을 국가대표 레프트백 홍철로 대체할 계획이다. 대구와 홍철은 큰 틀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세부 사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가 홍철 영입에 성공할 경우 전력상 공백은 최소화되겠지만 팀의 역사를 함께해온 선수의 빈자리가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석지윤기자 aid1021@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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