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슈뢰딩거의 백신’의 현실을 호시(호랑이의 눈)로
2022년. ‘슈뢰딩거의 백신’의 현실을 호시(호랑이의 눈)로
  • 승인 2022.01.02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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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대호 대구시의사회 재무이사 황금빛학문외과원장
A씨는 어머니가 코로나19에 감염되어 재택 치료 중 증상 악화로 며칠씩 병실을 구하지 못하여 발을 동동 굴렀다. 어머니가 어렵사리 입원하였으나 사흘 만에 증상 악화로 중환자실로 옮겼다. 일주일 후에 병원에서 전담 중환자실에서 일반 중환자실로 전원해야 한다는 연락이 왔다. 증상이 발생하고 20일이 지난 환자는 강제로 전원한다는 내용이다. 옮기지 않으면 중환자실 입원비는 A씨가 내야 하며 과태료도 내야 한다는 것이다. 교수님은 "병실을 옮길 때 작동 중인 에크모나 고정형 인공호흡기 등 장비를 떼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증상 악화나 사망의 위험성이 있다"라는 설명을 했다. 코로나로 경제적으로 힘든 A씨는 어머니를 코로나 전담 중환자실에서 옮기자니 어머니의 상태가 걱정되고 계속 있자니 어마어마한 치료비가 걱정되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이런 지침을 내린 정부가 야속하고 '나는 대한민국 국민인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B교수는 코로나 전담 의료진이다. 정부로부터 증상 발생 후 20일이 경과 한 환자를 코로나 중환자실에서 전원하라는 공문을 받았다. 또한 전원명령서를 환자나 보호자에게 전달하고, 전달 일자와 과태료 부과 시 명령서 도달 일자와 전원계획서를 4일 안에 제출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미 이행시 과태료는 환자에게 부담되며 병원은 손실보상금을 못 받게 된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에 B교수는 전원명령서를 의식이 없는 중증 환자에게 전달할 수 없어서 보호자 A씨에게 전달 하니 마음이 착잡하다. 결국 병원과 환자/보호자의 갈등만 키우는 꼴이 아닌가. B교수는 '병원 의료진이 왜 정부의 업무를 대신해야 하지? 가뜩이나 코로나19 치료로 힘든데 말이야. 내가 까라면 까야 하는 부하로 생각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중수본이 병원을 돕지는 못할망정 병원에게 갑질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로 보내야 하지? 일반 병실이나 중환자 병실도 이미 포화 상태인데. 난감한데. 혹시 강제 전원한 환자로 인해서 대부분 다인실인 중환자실이 감염이 되면, 의료기관 집단감염으로 병원이 마비될 수 있는데'라는 걱정도 들었다. '이런 지침을 만들 때 대한 의사협회 등 전문가 집단과 충분한 협의 후 만들면 혼란이 덜 할 텐데.' 항상 문제가 생기면 사후 약방문으로 땜질만 하는 정부가 한심하단 생각이 들었다.
2022년 우리의 사정은 어떤가? 유명한 물리학자인 에르빈 슈뢰딩거의 고양이(살아 있는 동시에 죽어 있기도 한 고양이)에서 차용한 용어인 '슈뢰딩거의 백신'이 떠오른다. '나는 슈뢰딩거의 백신(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백신을 맞거나 적절한 2차 접종 시기를 넘겨서)을 맞았다. 나라에서 인정하는 항체 검사를 받을 수가 없어서 항체가 있는지 알 수 없다.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면 안 되니 나는 확실한 백신을 맞지 않았다고 가정하고 행동해야 한다. 나는 나의 안전을 위해 나에게 항체가 없다고 생각하고 마스크를 써야 한다. 즉, 백신을 맞았어도 한 번도 맞은 적이 없다고 가정하고 살아야 한다. 따라서 나는 백신을 맞은 동시에 맞지 않은 상태이다'. 백신을 맞아도 맞은 이득은 없고 맞지 않은 사람에게만 페널티를 주는 현실. 백신 접종률을 무리하게 높이기 위해 제약사가 권장한 접종 간격이 아닌 백신 수급에 따라서 접종 간격을 늘여서 접종한 결과, 항체 형성률이 떨어져서 백신을 맞아도 돌파 감염, 중환자실로 가는 경우가 많은 현실을 '슈뢰딩거의 백신'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다. 슈뢰딩거의 백신만 있을까? A씨처럼 코로나 감염 20일이 지나서 코로나 전담 중환자실에서 전원을 거부하면 대한민국 국민이지만 정부로부터 외면당하는 국민이 되는 현실인 '슈뢰딩거의 코로나 환자 보호자', B교수처럼 의학적 소견이 아닌 정부 지침으로 공무원의 임무인 환자와 환자 보호자 설득을 대신 해야 하는 현실이 의료인이지만 의료인의 임무가 아닌 공무원의 역할을 해야 하는 '슈뢰딩거의 의료인'인 것이다. 위 3가지 경우만 슈뢰딩거 씨리즈 있을까? 자영업자, 백신을 맞았으나 스마트 폰이 없는 어르신, 청소년 코로나 백신 패스 등. 이런 상황을 만든 정부는 국민들의 신뢰를 잃는 것은 당연하다. 국민의 신뢰를 잃은 정부라면 이런 난감한 상황을 풀기 어렵다.
2022년 검은 호랑이해를 맞아서 우리들 스스로 호랑이의 눈(호시탐탐이 여기에서 나왔다)으로 무능한 정부의 정책을 살펴야 할 것이다. 언제든지 어디든지 보고 싶은 사람을 함께 만나서 마스크를 벗고 정다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올해를 맞이하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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