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자입정(孺子入井) 실천할 지도자를 선택하는 고민이 필요한 때다
유자입정(孺子入井) 실천할 지도자를 선택하는 고민이 필요한 때다
  • 승인 2022.01.18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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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환 부국장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50일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3월 9일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책임질 지도자를 뽑는 날이다.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이곳저곳에서 한탄의 목소리만 들려온다. “뽑을 사람이 없다”는 목소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20~30대, MZ세대의 ‘지지 후보 없음’ 여론 조사 결과는 현재의 상황을 대변하고 있다. 여야를 비롯한 대선에 출사표를 던진 인사는 여러 명이지만 딱히 마음 가는 후보가 없다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최근 서울경제·한국선거학회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11~13일) 결과에 따르면 “찍을 만한 후보가 없다”는 응답이 77.8%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에서 ‘누가 당선돼도 마찬가지(11.6%)’라는 답이 ‘찍을 후보가 없다(77.8%)’는 답의 뒤를 이은 결과만 봐도 부동층이 현재의 대선 후보들에게 미래를 기대하지 않는 심리가 나타난 셈이다. 비전을 보여주기보다 재정에 기대는 포퓰리즘과 남녀를 갈라치는 ‘편 가르기’에 부동층의 정치 혐오가 심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각종 의혹에 휩싸여 있는 유력한 대선 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 힘 후보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불안감마저 들게 한다. 여기다 유력 후보 배우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역대 최고의 비호감 대선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16일 공개된 윤석열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의 녹취록을 두고 벌이는 더불어 민주당과 국민의 힘간의 행태는 국민들을 더욱 더 피로감에 빠져들게 한다. 녹취록 공개된 후 국민의 힘에서는 이재명 후보의 형수욕설과 대장동, 그리고 부인 김혜경 씨의 녹취록도 공개해야한다고 공세를 펼치고 있다. 배우자를 두고 벌이는 양당 간의 설전은 삼류영화를 보는 듯하다. 미래에 대한 비전을 따져봐야할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판이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고 있는 것 같다.

대선 이후도 걱정이다. 지면 죽는 생존게임 양상이다. 각종 의혹을 받고 있는 후보 중 당선자는 면죄부를 얻게 될 것이고, 패자는 곧바로 대가를 치러야할 공산이 크다. 이번 선거에서도 지역과 진영 갈등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동서로 갈라진 표심은 선거 이후에도 국민들을 반쪽으로 갈라놓을 것이 자명하다. 진영 논리에 빠진 정치권은 갈라치기로 국민들의 표심을 자극하기 바쁘다. ‘어느 후보가 더 나라를 잘 이끌 수 있을까’에 대한 선택 보다는 상대를 떨어뜨리기 위해선 우리가 뭉쳐야 한다는 논리로 각자의 진영을 단속하고 있다. 통합과 화합의 선거가 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희박한 셈이다.

어느 개그맨의 유행어 “어쩌라고”가 아닌 “어쩔 것인가”를 생각해야할 때다. 딱히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더라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 차선의 선택이라도 소중한 한 표를 함부로 하지 말기를 바랄뿐이다.

선거가 임박해지면서 여야 대선 후보들은 요동치고 있는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일부 계층의 표심을 의식한 탈모 건강보험 적용과 병사 월급 200만 원 등과 같은 표퓰리즘성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이를 두고 국정운영에 대한 중요성과 무게는 간과한 채 ‘포퓰리즘’에만 매진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공약의 실현을 위한 재원의 근거와 실효성을 면밀히 따져 봐야 한다. 대선 후보들이 쏟아내는 정책 공약이 핑크빛 청사진을 보여주는 데 그쳐선 안 될 일이다.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적 변수가 산재한 작금의 현실이 녹록치 않다. 국가 미래상을 보여주면서 실효성 있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지금부터라도 대선 후보들의 공약을 잘 살펴보자.

민족 명절인 설날이 며칠 남지 않았다. 정치권에선 설 민심의 향배가 이번 대선의 결과를 예견해볼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선 후보들이 설 명절을 앞두고 ‘지켜도 그만, 안 지켜도 그만’인 장밋빛 공약을 쏟아낼지 궁금하다. 지금부터라도 여야 대선 후보들이 대한민국의 백년대계와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진정성이 담긴 실천 가능한 공약을 내놓기를 바란다. 아울러 이번 대선이 국내외적 위기 요인을 제거하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 그러기 위해선 물에 빠진 아이를 구하는 절박한 심정으로 국민들의 삶을 보살펴야 한다는 유자입정(孺子入井)을 실천할 수 있는 지도자를 선택하는데 고민을 해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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