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권교체 메시지’를 기다리는 민초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권교체 메시지’를 기다리는 민초들
  • 승인 2022.01.1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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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해남 객원논설위원, 시인
임인년(壬寅年) 설날이 다가왔습니다. 먼저 박 전 대통령님의 쾌유를 빕니다. 연로하신 전직 여성 대통령에 대한 사면이 참 길었다는 생각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필자가 작년 1월 ‘본란’을 통해 ‘사면’을 촉구하는 칼럼을 쓴지 1년이 훌쩍 가버렸습니다. 그 사이 대통령님은 음식을 씹지 못하는 지경에 이를 정도로 건강이 나빠지고 말았습니다. 더구나 사저를 검찰에서 공매하여 돌아갈 거처도 없다는 말을 듣고 비통한 마음마저 들었습니다.

박 전 대통령님의 심정이야 이를 데 없겠지요. 대통령님의 저서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의 출간에 가슴 뭉클했습니다. 이 책에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진실은 밝혀질 것이고, 엉킨 실타래도 한 올 한 올 풀려 질 것으로 믿는다”는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그간의 마음고생을 어찌 모르겠습니까마는 지금으로서는 건강을 추스르는 일이 급선무입니다. 용서하고 또 용서하십시오. 그리움이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는 것처럼 대통령님을 향한 민초들의 가슴에도 그리움의 강물은 소리 없이 면면히 흐르고 있습니다.

이번 사면에 즈음하여 한명숙 전 총리 복권과 이석기 전 통진당 대표의 가석방을 넣은 것은 참 문재인정부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백척간두에 선 자유민주주의의 파랑을 웅변으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세간에는 이번 사면을 두고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보수분열을 위한 술수’라는 대목이 가장 귀에 거슬립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승자도 패자도 없고, 국정 동반자로서 함께 손을 맞잡고 앞으로 전진하자”고 했습니다. 하지만 손을 맞잡기는커녕 두 전직 대통령을 차디찬 영어(囹圄)의 몸이 되게 했습니다.

어디 그뿐입니까? 청와대에서 나와 광화문시대를 열고, 통합과 공존의 세상,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롭게 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조국 전 장관의 ‘내로남불’, 좌·우 극심한 편 가름, 소통 단절 등 문 대통령의 약속은 줄줄이 공수표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러기에 국민은 정부의 발표를 믿지 못하고, 그 이면의 뜻을 찾기에 골몰합니다. 국정운영의 가장 큰 걸림돌은 불신입니다. 어떤 개혁도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공염불이 되고 맙니다.

한 나라가 미래로 나아가려면 ‘과거집착’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특히 정치보복이라는 멍에를 짊어지고는 희망찬 미래로 한 발짝도 떼기 어렵습니다. 정치 대화합으로 전 세계의 박수를 받은 남아공의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너무 부럽습니다. 그는 백인 정권의 흉포한 ‘아파르트헤이트(흑백차별)’ 정책에 맞서 투쟁하다 27년간 옥고를 치렀습니다. 그 후 94년 대통령에 당선되었으나, 전 정권의 경찰 등 압제와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한 사람이 진실을 밝히고 용서를 구할 경우, 처벌하지 않는 대화합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국민통합을 이루어낸 것이지요.

지금 우리는 미증유의 코로나19 사태로 전 국민이 고통의 늪에 빠져 있습니다. 누적확진자가 70만 명에 이르고, 사망자도 6,300 명을 넘습니다. 병상을 확보하지 못해 자택치료를 받다가 죽어가는 사람들도 부지기수입니다. 자영업자들은 생계가 막막하여 눈물로 호소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문재인정부가 자랑하던 K방역은 슬그머니 꼬리를 감춥니다. 경제침체 등으로 국민의 삶은 나락으로 떨어졌고, 젊은이들의 직장이 없어졌습니다. 국민이 도탄에 빠졌습니다.

게다가 단군 이래 최대 비리인 ‘대장동 게이트’는 몸통 수사는 외면한 채 꼬리 자르기에 나섰다는 비판이 들끓지만 문 대통령은 입을 굳게 다물고 있습니다. 검·경이 수사에 변죽만 울리는 사이 이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던 애먼 참고인, 증인들만 연달아 3명이나 목숨을 잃었습니다.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관련설이 줄기차게 제기되어도 이를 파헤칠 ‘특검’은 말뿐입니다.

존경하는 박 전 대통령님! 필자는 대통령님의 이번 저서에서 “대한민국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할 것”이라는 말씀이 감명 깊게 다가왔습니다. 극도로 건강이 나빠진 와중에도 나라를 생각하는 충정을 존경해마지 않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은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함성이 봇물 터지듯 터지고 있습니다. 독재화의 원형선회(Circular Mill)를 멈출 줄 모르는 여권의 독단은 임계점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야권분열의 조짐이 심상치 않습니다. “정권교체의 희망이 물 건너가는 게 아니냐?”며, 노심초사하는 국민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님의 ‘설날’ 대국민 ‘정권교체 당부 메시지’를 애타게 기다리는 민초들…

부디 ‘정권교체’의 희망사다리를 세워주십시오.

날씨가 춥습니다. 대통령님의 쾌유를 간절히 빌면서 무례에 대한 용서를 구할까 합니다. 자유대한민국은 영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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