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19일 경선에서 경쟁했던 홍준표 의원과 만찬 회동을 했다.
후보 선출 이후 두 번째 회동이지만 독대는 처음이다. 지난달 2일 회동에선 홍 의원의 검찰 선배인 함승희 전 검사가 동석했다.
만찬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 식당에서 약 2시간 30분가량 진행됐다.
이날 오후 만찬 회동 사실이 알려지자, 당내에선 '원팀'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윤 후보는 홍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선대본부 상임고문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사실상 '원팀'으로 대선 레이스를 함께 뛰어달라는 뜻이다.
윤 후보가 원희룡 전 제주지사를 제외하곤 경쟁 주자인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과 화학적 결합을 이루지 못하면서 보수 결집에 한계를 보인다는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홍 의원은 두 가지 선결 요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의원은 회동 직후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꿈에 "윤 후보와 만찬을 하면서 두 가지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첫째, 국정 운영 능력을 담보할 만한 조치를 취해 국민 불안을 해소해 줬으면 좋겠다는 것과 둘째, 처가 비리는 엄단하겠다는 대국민 선언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두 가지만 해소되면 중앙선대본부 상임고문으로 선거팀에 참여하겠다고 윤 후보에게 말했다"고 덧붙였다.
홍 의원의 두 가지 요청에 대해 윤 후보는 긍정적인 의사를 표시했지만, 선대본부 핵심 관계자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홍 의원의 선대본부 참여와 '원팀' 실현 여부는 불확실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와 홍 의원은 만찬 자리에서 이런 내용을 포함한 선거 전반 전략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내에선 홍 의원의 선대본부 전격 합류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분위기도 있다.
경선 패배 이후 페이스북과 #청년의꿈 등에서 윤 후보와 선거 캠페인에 대해 거침없는 '직설'을 날리던 홍 의원이 지난 17일 돌연 "오불관언"이라며 3월 9일까지 대선에 관한 의견을 내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실제로 홍 의원은 MBC 스트레이트 방송 직후 올린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 관련 비판 글도 SNS 계정에서 삭제했다.
이를 놓고 홍 의원이 '장외 비판'보다는 선대본부 등 윤 후보 주변에서 적극적으로 돕는 쪽으로 선회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이대로 가다간 정권교체가 힘들어질 수 있다는 비관 섞인 전망이 당내에서 적지 않은 상황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