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퍼하되 냉철하게 슬퍼하고
기뻐하되 마음껏 기뻐하고
분노하되 이성적으로 분노하고
증오하되 앙금 없이 증오하고
사랑하되 아낌없이 사랑하고
친절하되 보답 없이 친절하고
사유하되 드러냄 없이 사유하고
자랑하되 저열함 없이 자랑하고
머물되 집착 없이 머물고
의심하되 삿된 이유 없이 의심하라
◇유혜경= 서울生.강원도 원주에서 詩作활동중. 서울동덕여고 졸업. 원예학, 국어국문학, 힌디어 힌디문학사 공부. 저서: 자전적 에세이 <그림자이야기>, 운명의 수레바퀴를 굴리며 노마드로 살아가는 자유로운 영혼 등.
<해설> 결국 남김없이 의연하게 살아가라는 메시지를 1연 10행의 시로 엮었다. 추상적이지만 감정과 연결선상에 있는, 인간의 기본적이고 고차원적 감정처리를 잘 하라는 문장이다. 말하자니 유치하고, 안하자니 기분이 상하는 일들이 허다하다. 그러나 시인의 이런 글들은 수련하는 이들만 가까이 할 문장만이 아니다. 서로의 마음이 상하기 전에 처세해야 할 마음의 기본서를 만났다. -정소란(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