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 승인 2022.02.09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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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학교 명예교수 지방자치연구소장

인간사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과학에 근거한다. 자연과학은 가시적이고 접근 가능한 부분이 많지만 인간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과학은 그렇지 않다. 사람의 속마음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예를 들면 여론조사 같은 것이다.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간의 지지율이 난형난제다. 누가 대통령이 될 것인가 궁금증을 더해 가지만 명쾌한 대안이 없다. 미숙하지만 그에 대한 답을 줄 수 있는 것은 여론조사 뿐이다. 잘 설계된 여론조사는 과학이다.

두 후보 지지율의 미시적 변동은 조사방법과 응답자의 답변행태에 달려있다. 지금 양 후보 측은 국민들이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상대방을 공격하면서 사생결단으로 지지율 높이기에 혈안이 되고 있다. 1주일 간격으로 나오는 여론조사기관의 지지율은 최근 들어 윤 후보자가 조금 앞서고 있지만 오차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TV 첫 토론 직후 국민일보가 KSOI에 의뢰해 2월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35.1%, 윤석열 37.2%, 안철수 8.4% 였다. 그밖의 사항은 중앙여심위 홈페이지 참조.

 

 

대선 30일을 앞둔 조선일보·TV조선이 여론조사기관 카타퍼블릭에 의뢰해 실시한 2월4이~5일 여론조사에서는 이 후보 31%, 윤 후보 35%, 안 후보 12.1%의 지지율을 보였다. 그밖의 사항은 중앙여심위 홈페이지 참조. 이 같은 결과에 야당은 좀 느긋하고 여당은 좀 불안하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이런 여론조사 수치가 특정 후보자에게 승리를 가져다준다는 확신이 없다. 과거의 대선 기록을 보면 대통령 당선자는 간발의 차이로 승리했다. DJ는 1.5%, 노무현은 2.3% 포인트로 상대방 후보를 간신히 이겼다. 이번에도 그렇지 않다고 누가 장담하겠는가. 국민들의 57%가 야당으로 정권교체를 바라고 있는데 야당 선두 후보자의 지지율은 이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이런 상황인데도 국민의힘 일부 자강파는 집권이 가능하다면서 주판알을 굴리고 있다. 위험한 발상이다.

선거전문가는 여론조사에서 드러나지 않지만 3% 정도의 ‘샤이(shy)’ 상대방 유권자가 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윤 후보의 지지율이 오르면 안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 보수 지지자들의 움직임이다. 누가 당선되든 간발의 차이일 것이라고 예단하고 있는 대선 분위기에서 안심할 수 있는 후보자는 없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이 57%나 된다는 점을 감안 한다면 윤 후보나 안 후보가 선택해야 하는 길은 오직 하나다. 정치이념이 비슷한 후보자와 같은 길을 가는 것이다. 지금은 양당이 공식적으로 단일화를 표명하지 않고 있지만 국민들이 바라는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정치적 협상이 반드시 필요하다. 정당조직의 목적은 정권 쟁취에 있지만 현실을 무시한 정치는 국민들이 외면한다. 사실상 두 정당이 하나가 된다든지 대선 후보자가 사퇴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후보자도 그렇지만 정당조직 구성원들의 이해관계를 어떻게 조정하느냐 하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는 표면적으로 단일화를 반대하는 입장에 있고 국민의당에서도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윤 후보는 본인이 알아서 하겠다는 말을 하고 안 후보는 끝까지 간다면서 단일화를 회피하는 듯한 모양새를 보인다. 누가 뭐라든 단일화는 윤 후보와 안 후보의 결단에 달려있다. 안 후보는 여느 대선 출마 때보다 이번에는 국민들에게 크게 어필하는 부분이 많았다. 정치적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얻었다. 그러나 냉정하게 판단해서 안 후보를 지지하는 세력들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대선 당선에는 무리가 있다.

따라서 단일화를 지향하면서 정치적 입지를 확고히 해 나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단일화가 이뤄진다면 조건이나 형식은 알 수 없지만 국민의힘은 국민의당이 섭섭하지 않도록 위무(慰撫)장치를 반드시 마련해야 할 것이다. 당에 속한 정치인들은 대의를 생각하고 희생의 미덕을 보여야 할 것이다. 만일 정권교체를 하지 못한다면 그 뒷감당을 어떻게 감수해야 할지 두 후보는 심사숙고해야 한다. 재언하지만 지금 상황으로 봐서 단일화 없이 대선을 치뤘을 때 야당이 승리한다는 보장은 아주 희박하다. 임기 말인데도 인기도 40%를 유지하고 있는 여당 대통령, 여당 국회의원 172명, 다수의 여당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그리고 민주당의 조직력 등 여당은 모든 면에서 야당을 우월하는 정치적 환경에 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윤석열·안철수 후보는 선국후사(先國後私)와 국민들의 정권교체 열망을 저버리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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