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은 나무 잔가지가 떨린다.
얼마나 시렸나
외투 속으로 숨어드는 그루터기
얽힌 어둠 뚫고
연둣빛 어린 거린다.
구름 내려와 산허리에 서서
터질 듯 터질 듯 문을 열고 있다.
빈 땅과 검은 하늘 벗어나
바위틈,
담쟁이 사이에
어린 벌레들 기어 나온다.
◇이금선= 1956년 경북 의성産. 계간 <문장>에서 시로 등단
<해설> 봄을 우리는 생동하는 계절이라 말한다 삼동 추위로부터 풀려나는 해방감에 빗대기도 한다.
나목의 떨림이 외투 속에 웅크리고 그루터기를 찾아드는 과정이 꽃샘추위를 지나오는 봄 풍경이다. 삶의 한 과정 이와 같은 것은 아닐까.
-정광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