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 현장을 가다 ③ 안동 역전파출소
치안 현장을 가다 ③ 안동 역전파출소
  • 안동=피재윤
  • 승인 2010.09.06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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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출소의 야간근무가 쉬운 곳은 없다. 안동의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안동역과 시외버스터미널이 소재한 역전파출소의 근무는 더하다.

지난달 27일 금요일 밤 역전파출소. 단 2명의 직원이 안동의 관문을 지키고 있다.

이날은 신임 경찰관 임용을 앞둔 여경이 현장체험을 함께 하고 있어 나름대로 더 신경이 곤두서는 하루였다.

역전파출소는 총 1천674세대 3천600여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안동역과 시외버스터미널 등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다.

이날 파출소 직원들은 인근 파출소 2곳의 직원들과 함께 합동 음주운전 단속에 나섰다. 단속 시작 1시간이 지날 무렵, 한 대의 승용차가 단속됐다.

운전자는 40대 남성. 혈중알코올농도는 0.083%,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수치다.

단속에 수긍하는 운전자와는 달리 동승하고 있던 여성이 경찰관들에게 막무가내다.

음주 측정 중이던 경찰관을 제지하며 자신이 운전했다고 억지를 부렸다.

더군다나 술에 취한 두 사람을 위해 직접 승용차를 몰아주겠다는 경찰관을 뿌리치며 “왜 차량을 갖고 가지 못하게 하느냐”며 대들었다.

역전파출소 직원은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며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요즘 들어 음주운전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어 다행”이라고 웃어보였다.

합동단속을 마치고 파출소로 돌아오던 순찰차로 유흥주점 한 곳에서 여고생과 대학생들이 함께 술을 마시고 있다는 익명의 신고가 접수됐다는 무전이 날아들었다.

유흥주점에 들어서는 순간 손님들의 따가운 눈총이 이어졌다. 신고내용에 따라 일일이 신분 확인에 나섰으나 허위 신고였다.

불쾌한 표정의 업주와 손님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에 “허위 신고로 벌어진 일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이는 것이 요즘 경찰관들의 모습이다.

어깨가 축 처진 직원들은 허탈 마음을 뒤로한 채 파출소로 돌아왔다. 뒤따라 들어오는 50대 중년. 택시에서 지갑을 두고 내렸다고 했다.

직원들은 신용카드 등을 정지시키고 택시회사 등에 전화를 걸어 수소문에 나섰다. 그러나 지갑은 이미 누군가 역 광장에서 주워 안동역 관계자에게 맡겨둔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숨을 돌리는 것도 잠시. 새벽 1시50분께 자신의 아들이 친구들과 함께 서울로 올라간다는 가출신고로 안동역으로 출동, 검색대에서 새벽 2시20분쯤 청량리행 탑승자 확인에 나섰다.

역전파출소 직원들은 “최근 들어 가출 청소년들에 대한 신고가 많아지고 있다”며 “안동역과 버스터미널 등에서 이들 청소년들을 찾아 부모에게 인계하는 일이 다반사”라고 말했다. 2명이 근무하는 안동 역전파출소. 신고 출동과 보고서 작성이 이어지면서 파출소 밖은 어느새 날이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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