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의 색으로
단단히 무장한 채
거울 속 들여다보듯
서로를 껴안는다
씻으면 씻어낼수록
새로워지는 물빛
덕지덕지 묻은 세월
거품에 고스란히 담아
지난날을 흘려 보낸다
강으로, 먼 바다로
진통은 전야제인가
재생하는 순간들!
◇문수영= 1957년 경북 김천生.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시 등단·<중앙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
<해설> 참말로 깨끗하게 찾아와서 누더기처럼 변해버린 삶. 덕지덕지 붙어있는 삶의 찌꺼기들이 씻겨나간다면 그처럼 행복한 일도 없다 하겠다. 하얗게 웃던 웃음이 때가 타고 현실 짜 맞추기를 하는 과정에서 변해버린 자신의 모습에 힘들어할 때 어떤 인연이 세제처럼 다가와 그 묵은 때를 지워나간다면 그보다 더한 행복이 있을까? 싶다.
-정광일(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