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선 획 하나
오랜 시간과 공간을 건너
유유히 흐르는 기억이다.
욕망이기도 하다.
오랜 시간 쌓아 올린 지식이기도 하다.
검은 선이 만든 동그라미
백색 진주가 틀어박힌
의미를 가려주는
쌀낱 같은 지식이 여문다.
의미가 여문다.
사람이 익어간다.
그래서 글자는
믿음직스러운 풍경화이다.
◇이상규= 1953년 경북 영천生.1978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경북대 교수, 국립국어연구원장 역임.
<해설> 인류의 발전된 문명은 문자로부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간의 마음 그것을 다른 사람이 알아볼 수 있게 옮겨놓는다는 것은 지구상의 어떤 동물도 해낼 수 없는 유일한 인간들만의 자산(資産)이다. 아니 인간만이 사용할 수 있는 최첨단의 도구이다.
-정광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