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봉에 매달려 이마를 훔치는
팔팔한 백 세 밑자리
두 팔의 근육 뽐내는 노익장 그늘
고희(古稀)라는 글자를 떡갈나무
꿀꺽 삼켜 버렸다
부드럽고 힘찬 율동 남녀노소 하나 되고
배드민턴 요가 파룬따파 게이트볼 소리
정자 속 노래가 되어 울리니
누군가 풀어놓은 토끼는 입 샐룩샐룩
아줌마 뒤 깡충깡충 따른다
이때 아기까치 깬 선잠에
부르르 떠는 떡갈나무
조기회로 모여든 체력들
잠든 용을 흔들어 깨울 때
여의주 그늘에서 마주친 그대는 새벽 별
도토리 껍질 속에서 웃고 있다
◇곽태조= 1933년 경북 선산生. 계간 <문장>에서 수필, 시로 등단
<해설> 인간 수명 백세시대를 맞이하는 건 의료수준이 높아져서라고 하지만 생활의 지혜가 늘었다는 말이기도 하다. 요즘, 새벽 산에서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루라도 더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 사람들은 아침 해 만나기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천년을 살아가는 떡갈나무를 닮기 위해서. -정광일(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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