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정권교체의 변수 ‘안철수 딜레마’?
[대구논단] 정권교체의 변수 ‘안철수 딜레마’?
  • 승인 2022.03.0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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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해남 객원논설위원·시인
대통령선거가 딱 1주일 남았다. 이번 선거의 주된 이슈가 정권교체 여부다. 국민 여론은 과반수가 정권교체를 원한다. 하지만 윤석열,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가 깨진 것이 큰 변수다. 윤·안 단일화를 제안한 안 후보가 지난 2월 20일 돌연 대선 완주를 선언했다. 국민은 어리둥절했다. 무엇 때문일까? 안 후보는 작년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정권교체론’을 내세우며, 오세훈 시장과 단일화에 합의했다. 그리고 줄곧 ‘정권교체론’을 주장해 왔기 때문이다.

국민은 아직 대선까지 단일화의 시간이 많이 남았는데 “설마”라는 의견이 많은 게 사실이다. 우리나라 정치가 항상 막판 드라마를 연출해온 경험칙에 의하면 완전결렬에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는다. 안 후보의 완주 선언 이후에도 윤·안 후보 진영에서 물밑 접촉을 한 것만 봐도 그렇다. 지난 2월 27일 윤 후보가 유세 일정을 중단한다는 소식을 듣고, ‘윤·안 담판’과 단일화 발표를 기대했다.

그런데 윤 후보가 이날 13시 기자회견에서 양 후보의 전권 대리인이 단일화 합의를 했으나, 안 후보가 또 결렬시켰다는 발표를 했다. 그리고 윤 후보는 끝까지 단일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안 후보는 지방 유세를 하면서 윤 후보를 비난해댔다. 더구나 이재명 후보와의 연대 전망마저 솔솔 흘러나온다. 정치가 국민을 우습게 보는 것일까? 오만함은 정치의 금도다.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야권 단일화가 가장 중요한 과제인데 이를 팽개친 쪽을 과연 두둔할까?

지금 대선 판세를 보면 윤석열, 이재명 후보가 초접전 상태다. 2월 28일 나온 ‘리얼미터’ 지지율 여론조사에 의하면 윤 후보 46.1%, 이 후보 41%, 안 후보 7.9%이다. 안 후보가 캐스팅보트를 쥔 셈이다. 오죽하면 어느 논객이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단일화를 촉구했을까? 정치 지도자는 국민의 마음속에 들어갈 때, 그 크기가 돋보이는 법이다. 안 후보의 단일화 거부에 고개가 절레절레 저어진다. 도대체 거부 이유를 몰라서다. 이점이 바로 ‘안철수 딜레마’다.

모레부터 사전 투표가 시작된다. 오늘이 대선 여론조사 발표 금지 기간 바로 전날이기도 하다. 내일 딱 하루 마지막 단일화의 문이 열려 있는 셈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 1987년 제13대 대통령선거 때도 당시 여당의 노태우 후보, 야당에서는 YS, DJ, JP 이른바 3김이 출격했다. 결과는 뻔했다. 야권 분열로 노 후보가 승리를 거머쥐었다. 뒤늦게 뛰어든 DJ의 ‘4자 필승론’은 ‘4자 필패’의 쓴맛을 남겼다. 지금 대선 국면도 이때와 비슷한 양상이다. 여당의 이재명 후보, 야당의 윤, 안, 심 등이 각축한다. 물론 그때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도진개진’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내일 하루면 윤, 안의 담판으로 단일화를 성사시킬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당리당략’을 떠나 국민의 뜻을 수용하는 자세다. 한 나라의 지도자라면 국민의 미래를 열어가는 고뇌에 찬 결단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올바른 지도자는 항상 대도무문(大道無門)의 현판을 머리에 걸어야 하는 이유다.

매사에는 경우와 상식선이 있다. 안 후보는 별도의 여론조사를 통한 경선을 주장하지만 이미 수많은 여론조사기관의 지표가 나와 있는 터다. 이 결과의 평균치로 환산하면 되지 않을까? 국민의 뜻은 지지율 외에 객관적 지표가 없다. 그리고 의원 100석과 3석, 지지율 격차가 30% 이상이면 어떤 것이 더 합리적일까? 물론 윤 후보는 안 후보에게 공동정부든, 책임총리든 단일화 명분을 던져야 한다. 국민 대다수가 그토록 정권교체를 원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문재인정부의 5년의 헛발질 정책과 공정의 상실은 국민의 신뢰상실과 분노를 자아냈다. 조국 전 장관의 자녀 입시 비리는 NYT(뉴욕타임즈)에서 ‘NAERO NAMBUL(내로남불)’로 소개될 정도로 국격을 떨어뜨렸다. 즉흥적이고, 일방적인 ‘탈원전’은 원전 수출의 길을 막았는가 하면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은 영세기업의 쇠락을 초래했다. 부동산 정책의 실패로 서민들은 전세난에 허덕여야 했고, 청와대관련 비리 수사를 하던 검사 전원을 한직으로 몰아냈다. 공수처법, 임대차 3법 등 민생 관련 법안을 야당의 동의 없이 날치기 통과시켰다. 상식과 공정의 상실이 주된 이유다.

어디 그뿐인가. 3억 5천만 원으로 ‘조’ 단위가 넘는 수익을 가져가게 한 단군 이래 최대 비리인 ‘대장동 게이트’도 몸통 조사는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애먼 성남도시개발공사 실무 직원 세 사람만 목숨을 잃었다. 이재명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의 공무원 사적 심부름과 법인카드 불법 사용 논란을 보면서 서글픈 생각마저 들었다.

안 후보는 그의 저서에서 “윤석열에 대한 기대는 무너진 민주주의·법치·공정을 세워 달라는 것이고, 나에 대한 기대는 미래 먹거리와 일자리”라고 했다. 그렇다면 두 사람이 손을 맞잡고, 난국에 처해 있는 대한민국을 살리는 데 앞장서는 게 답이 아닐까? 욕심을 버려라. 이제 남은 시간은 단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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