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령, 너와 나 사이의 연분도
연분홍 봄 길 혹은 밀물 드는 가을 강가에서
그리움에 기우뚱 저물거나
온 발목 무장 젖어 흘러간 세월 같다.
그리워라 아니로리!
머나먼 스와니강 출렁거려
노랫가사가 생각나지 않는다.
금물결 은물결 반짝이다가 또 먹먹하다가
안팎의 경계엔 하 많은 뭇별들.
두루 총총 오히려 적막하다 해도
옛날 거닐던 강가에 이슬 젖은 풀잎
아리 아라리로 엮는,
산다는 일의 곡절 그 가쁜 숨결.
◇이무열=1956년 대구 달성동 출생. <유심> 신인상 당선
<해설> 사람과 사람 사이 그 가까움과 깊고, 얕고, 머나먼 관계지음. 인생이란 길 위에서 이뤄지는 피치 못할 엮임으로 완성되어가는 퍼즐 조각 같은 것. -정광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