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논단] 20만 확진자 발생에도 학교는 문을 열었다
[교육논단] 20만 확진자 발생에도 학교는 문을 열었다
  • 승인 2022.03.0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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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견숙 대구영선초등학교 교사 교육학 박사
코로나 확진자가 일 20만 명을 돌파하였다. 대구도 7천 명이 넘는 확진자가 매일 생겨나고 있다. 그러한 긴박함 속에서도 3월 2일 등교개학의 일정은 정상대로 실시되었다. 학교에 첫 발을 딛는 1학년 신입생들도 씩씩하게 처음 학교를 시작하였다. 1학년 선생님들을 도와 현관 앞에서 입장하는 학생들의 학반을 확인하는 내게 "1학년 O반 OOO입니다" 하고 또랑또랑하게 말하는 진지한 친구들은 하나같이 귀여웠다. 입학식은커녕 부모님조차 학교 출입문 밖에서 들어오지 못하였지만, 추운 날씨에도 아이의 새로운 출발에 기쁨이 가득한 모습이었다. 이 아이들이 부디 안전하고 행복하게 학교생활을 했으면 하는 마음이 절로 들었다.

오미크론의 폭발 속에서 대면수업을 강행하면서 학교는 고민이 많아졌다. 오늘만 해도 아이들 모두가 신속항원검사도구(키트) 하나씩을 받아 갔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키트 검사에 대해서 결국 교육부는 검사 후 등교를 '적극 권고' 하는 수준으로 발표하였지만, 대구시교육청의 등교방침은 그것보다 더 완강하게 느껴지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다. 세트로 온 키트를 소분하여 지퍼백 등에 하나하나 담는 것도 학교에 남겨진 업무가 될 것이다. 키트는 다음 주부터는 학생당 2개씩 배부될 예정이다. 이 방역정책이 유지되는 한 앞으로 한 주에 한 번씩은 소분 작업을 해야 할 터다. 대구시교육청 관내 모든 학교에서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해 보면, 그렇게 사용될 무수한 비닐 등으로 인한 환경오염은 물론이고, 현장의 바쁜 상황은 돌아봐주지 않은 것 같아 조금 아쉽다.

더불어 실상 학생이나 학생의 가족이 코로나에 걸리는 경우, 밀접접촉자의 경우 등 이제는 사실상 등교에 대한 판단이 어려운 부분도 분명히 생겨났다. 확진학생의 경우 7일 간의 격리를 마치고 나서 등교를 희망하면 신속항원검사도구(키트)에 양성 반응이 나오더라도 학교에 나올 수 있게 되었다. 바이러스는 한 달 넘게 지나도 검출이 되기 때문에 사실상 확진 이후로부터 한 동안, 길게는 몇 달까지도 신속항원검사도구(키트)의 결과는 계속 양성이라는 거다. 결과가 의미가 없는 셈이다. 확진 후 격리 후에도 등교를 희망하지 않을 때는 45일 내에서 출석인정 결석 처리가 가능하지만, 7일 이후에는 바이러스 배출량이 떨어져 전파력이 매우 낮기 때문에 등교가 가능하다는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결국 이러저러한 상황에도 학생들은 확진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학교를 나올 수 있게 되었으며, 확진 시에도 빨리 복귀할 수 있게 되었다.

한편으로 확진학생이 7일 후 다시 등교하였을 때 그러한 상황으로 인하여 친구들과 멀어지는 등의 상처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교우관계, 사회성, 스트레스 등에 있어서 분명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최근과 같은 폭발적인 확진자 발생 전에도 확진학생에 대한 심리적인 염려는 있어왔다. 하지만 지금의 등교는 완치 후 등교의 개념이 아니기에, 이전과는 또 다른 측면의 정서적 돌봄이 필요하다. 확진학생은 7일만 지나면 관련한 증상이 남아 있더라도 자신이 원하면 등교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교사는 확진 이후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차별이 발생하는지, 이들에게 학교생활에 다른 문제는 없는지, 혹은 다른 학생들이 지나친 불안 증상을 겪지는 않는지 등 복합적인 측면에서 살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방역방침의 변화에도 학급에서의 교사가 취해야 할 방침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도 큰 걱정의 하나다. 현재 딱 잘라 설명되는 지침이 불명확한 교실 환경 안에서, 어린 학생의 경우 백신 미접종자가 대부분인 가운데 학교가 어떻게 완벽한 방역을 해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어렴풋이는 코로나 자체가 이제 독감과 같은 길을 가는 길목에 있다고는 여겨지지만, 아직 그런 생각은 시기상조가 아닐까 싶다. 학교가 코로나와 함께 가는 '위드 코로나의 사회'에 대한 테스트 베드인가, 하는 생각도 해 본다.

그럼에도 불고하고 학교를 찾은 아이들은 참 활기차고, 교정은 더욱 아름답다는 것만은 정말 분명한 사실이다. 오랜만에 만나는 아이들의 밝은 모습은 어른들에게도 큰 위로가 되었다. 3월을 무사히 보내고 아이들이 신체적, 정서적으로 안전한 새 학기를 만끽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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