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변해가는 코로나 사태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
[의료칼럼] 변해가는 코로나 사태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
  • 승인 2022.03.06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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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연수 대구시의사회재무이사 소아청소년과
작년 12월 코로나바이러스의 변형인 오미크론이 나왔을 때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가 있었다. 바이러스의 특성상 자손을 널리 퍼트리는 게 목적이라서 치명률은 낮추고 전염력은 높여 인간과 같이 살아가는 방향으로 진화한다는 것이 주장의 요지이다. 말대로 이미 외국은 전파력의 정점을 찍고 일상을 회복해 가는 수준이라면 우리나라는 아직 정점을 향해가고 있는 혼돈의 시대를 겪고 있는 듯하다. 3/2일 기준 치명률은 0.23%로 독감의 2배 정도이고 2021년 11월 0.78%, 델타변이 때 0.92%와 비교한다면 많이 낮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2월 초부터 신속 항원 검사를 원내에서 시행하면서 지금의 방역 혼란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코로나를 대하는 우리 자세의 변화에 대해 이제는 생각해보아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3주 정도 검사를 해보니 초기 양성률은 5~10% 내외였는데, 이때는 막연한 불안감으로 확진자와 스치기만 해도 검사를 하는 경우가 많아서 양성률이 높지 않았다. 방역 패스가 없어지고 자가 진단 키트를 이용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3월 들어서는 무조건적인 검사보다는 뭔가 증상이 있는 경우에 검사를 하는 경우가 높아져서 양성률이 30~40% 정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증상이 있는 경우는 거의 100%에 가깝다) 물론 아직도 불안 심리로 검사를 하는 경우가 있기는 해도 많이 줄어들고 있는 듯하다. 확진자 가족의 경우 어제 PCR 검사 음성이었고 오늘 새벽부터 열이 난 경우에 신속 항원 검사 양성도 있고 자가 진단 키트 음성이었다는데 병원에서의 검사는 양성인 경우도 꽤 많다는 것이 문제이다. 그렇다면 검사방식의 문제점을 짚어보아야 하지 않을까.

문제는 접촉자든 가족이든 최장 7-10일까지 타인과의 접촉을 피하고 마스크 쓰기를 철저히 하는 등 개인위생에 신경을 보다 많이 쓰고 증상이 있을 때는 언제든 검사를 해보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든다. 어제의 검사를 믿을 수 없고 오늘의 증상을 믿으라는 얘기를 하고 싶다. 그리고 특히 신속 항원 검사의 경우 접촉했다고 바로 양성이 나올 수 없고 어느 정도 바이러스가 활동을 시작해야 검사 결과가 나오는 방식이어서 불안감에 하는 무조건적인 검사는 지양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어제 만난 친구가 양성이라고 너도 검사를 해보라고 권해서 오는 이들이 많은데 이런 경우 너무 앞선 검사로 음성임을 믿었다가 온 가족이 다 걸리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라도 며칠간은 조심하는 것이 맞고 또 이런 검사방식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어야 한다. 그리고 증상이 있으면 자가 진단 키트를 너무 믿지 말고 병원에서 하는 전문가용 신속항원 검사를 해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자가 진단 키트 음성인데 원내 검사 양성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원내에서의 신속 항원 검사와 PCR 검사의 일치률이 거의 90~100%이므로 굳이 PCR로 확진자를 가리는 검사방식을 바꾸었으면 한다. 기다리는 데 6시간 걸리고 기다리는 사이에 지치고 힘든 것을 고려한다면 꼭 PCR을 해야 하는지 의문스럽다. 차라리 신속 항원 검사 음성이지만 강력히 의심되는 경우 차라리 PCR 검사를 의뢰하는 방식을 택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재택 치료를 하면서 전화상담을 해보면 (물론 중증 환자는 보지 않아서이겠지만) 감기와 비슷하다고 느끼고 있다. 독감 증상의 1/2이라고 얘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1박 2일에서 2박 3일까지의 열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고, 심한 인후통과 쉰목소리 피곤한 정도의 몸살을 대부분 호소하고 나중에는 가래와 기침을 많이 하는 증상을 대부분 보인다. 그중에 발진이나 장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5% 내외 정도이다. 겪어본 사람은 누구랑 접촉을 통해서라기보다 그냥 갑자기 찾아온 감기 증상이었다고 얘기를 한다. 그리고 걸려보니 누구나 걸릴 수 있다는 것, 코로나에 걸린 사람을 이상한 눈으로 보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 그러나 아직도 학교 선생님이나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너무 따갑다는 얘기를 한다. 이제 갈라치기를 그만했으면 좋겠다, 감기 걸리듯 누군가의 잘못으로 생기는 방식을 넘어선 지 이미 오래고 나도 언제든 걸릴 수 있으므로 다들 주의하고 합병증 예방과 치명률을 줄이기 위해 방역 패스와 상관없이 접종을 챙기고 정점을 넘어설 때까지 조금 더 철저한 마스크 쓰기 등 개인위생에 신경을 더 쓰는 게 좋지 않을까. 단적인 예로 일하는 며느리가 코로나에 걸려 자가 격리 중인데 시어머님이 하는 일도 없이 돌아다니다 걸렸다고 욕을 하면서 방에서 못 나오게 하고 식사도 안 넣어준다는 얘기를 들었다. 누구의 잘못으로 걸리는 시기는 이미 넘었으므로 개인에게 그 무게를 씌우는 자세는 없애야 할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진화하는데 우리의 의식이나 대하는 태도에는 변함이 없다면 바이러스로 인한 피해보다 우리 스스로를 갉아먹는 병에 걸려 더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중앙에 있는 높은 분만큼 똑똑하지는 않지만 현장에서 몸으로 느끼는 코로나의 얘기에 좀 더 귀 기울여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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