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우 칼럼] 정권교체냐 정권연장이냐, 투표관리 대란에 휩싸인 3·9대선
[윤덕우 칼럼] 정권교체냐 정권연장이냐, 투표관리 대란에 휩싸인 3·9대선
  • 승인 2022.03.0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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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우 주필 겸 편집국장
나라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 주권재민(主權在民)이다. 옛부터 전해지는 '군주민수(君舟民水)'라는 말도 있다. 백성은 강물이며, 임금은 강물 위에 떠 있는 배라는 뜻이다. 강물이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 국민은 한 나라의 지도자를 세울 수도 물러나게 할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여당 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정권연장을 외치고, 야당 후보인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정권교체를 국민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정권연장이냐 정권교체냐는 9일이면 판가름 난다. 지난 3일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후 후보가 전격적으로 후보단일화를 하면서 초박빙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3일부터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된 가운데 4자 대결로 진행됐던 대선 구도가 사실상 이재명 후보 대 윤석열 후보 양자간 일대일 대결구도로 재편되면서 실제 표심에 미칠 파장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대선 사전투표 이틀째인 5일 코로나 확진·격리자 투표 부실 관리로 대혼란이 빚어졌다. 사전투표가 진행된 지난 4~5일 선거 사무원으로 일했다는 한 지방직 공무원은 "사무원이 기표용지를 받아 투표함에 전달하게끔 지시한 선거관리위원회 담당자와 책임자를 엄중 처벌해 달라"고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렸다. 사전투표를 독려해 온 정치권은 37%에 육박하는 사상 최고 투표율에 반색할 새도 없이 그야말로 대혼돈에 빠졌다. 여야는 앞다퉈 선관위의 관리 부실을 비판한 데 이어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6일 대선 사전투표 과정에서 부실 선거관리 논란이 생긴 것과 관련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전국 곳곳에서 여러 형태의 선거관리 부실 논란이 벌어졌지만, 우리법연구회 출신인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장(대법관)은 당일 선관위 사무실에 출근도 하지 않은 것으로 6일 알려졌다. 참관인들도 없이 확진·격리자의 투표용지가 투표함으로 운반되는 등 투표소 곳곳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 사례가 속출하자 국민의힘 유경준·김웅·김은혜·이영 의원 등은 5일 오후 10시쯤 경기도 과천 중앙선관위 청사를 항의 방문했다.

선관위는 7일 오전 긴급 전원회의를 열고 결국 지난 5일 코로나19 확진자·격리자를 대상으로 한 사전투표 과정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등에게 기표한 표를 다른 유권자에게 배부하거나, 투표용지 뒷면에 유권자의 이름을 기재하는 등의 잘못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선관위는 확진·격리자 사전투표 규모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선관위에 따르면, 5일 오후 5시부터 투표 마감 시간까지 사전투표에 참여한 유권자 수는 총 99만 630명. 문제는 이 가운데 몇 명이 확진·격리자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99만명이면 전체 유권자의 2.2% 정도인데, 최악의 경우 이들이 모두 투표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6일 대선 사전투표 과정에서 부실 선거관리 논란이 생긴 것과 관련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관위는 확진자·격리자가 기표한 투표용지를 투표함까지 옮기는 과정에서 쇼핑백·바구니·택배 상자 등을 사용한 것에 대해서는 '실무자가 편리하려고 한 것'이라고 답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20대 대선 사전투표에서 불거진 코로나19 확진자·격리자의 투표지 관리 부실 논란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며 "본 투표 이전에 정부 당국이 신속·철저히 조사하고 정확·엄중하게 조치하라"고 요구했다. 변협은 6일 이종엽 협회장 명의로 낸 성명서를 통해 "직접투표와 비밀투표라는 민주주의 선거의 근본 원칙을 무시한 이번 사태가 주권자의 참정권을 크게 훼손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가 최고 지도자를 선출하는 대통령 선거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준비소홀로 발생하지 않아야할 불미스런 일이 발생했다. 이처럼 허술한 선거사무관리 사태가 발생한 사실에 대하여 전체적인 관리 책임을 진 선거관리 당국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선관위에 대한 신뢰가 이미 상당히 꺾인 상태에서 완벽한 수습이 이뤄질지 의문이다. 사전 투표 부정시비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선관위는 투명하게 밝혀야한다. 이번 대선 개표과정에선 사전투표함을 먼저 개봉하고 참관인들이 개표가 완전히 끝나기 이전에 자리를 뜨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3·9 대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7일 더불어민주당이 지지자들 사이에서 벌써부터 이재명 대선 후보가 큰 폭으로 이길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되자 단속에 나섰다. 이번의 부실관리가 대선불복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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