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노래에 다친 귀 구관조가
깃털을 뽑는다
입마개 없이 굴러다니는 소문은
맹견의 거품
침묵의 안쪽에 박혀있는 녹슨 못에서
고양이는 달의 비린내를 맡는다
먼 사막에서 돌아온 네가
가시 뽑아줄 때까지
가만가만 꽃피우는
나는 선인장
◇김건화= 1963년 경북 상주에서 남. 2016년 <시와 경계> 신인상 등단
<해설> 시나무꽃은 안으로, 안으로 상처를 갈무리한다. 자신의 상처를 치유할 누군가가 나타나 가시를 뽑아내지 않는 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두르고 있는 가시로부터 자신도 탈출하지 못한다. 꽃을 피워야 한다. 붉게 붉게, 그때야 꽃을 찾아온 그가 가시를 치울 것이다. -정광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