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칼럼] 성숙한 국민과 대선의 딜레마
[수요칼럼] 성숙한 국민과 대선의 딜레마
  • 승인 2022.03.0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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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원
㈜데씨제 대표
인간공학박사


3월 9일은 대한민국의 또 다른 역사가 탄생하는 중요한 날이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대선 후보들에 대한 각자의 태도를 결정하고, 투표를 행하였거나 투표장으로 향할 것이라 생각된다. 태도는 그 자체만으로는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 어렵지만, 그것이 행동으로 이어질 때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 그것이 바로 투표이다. 그러나 문제는 태도와 행동이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심리학에서는 태도와 행동이 불일치할 때 사람들은 인지부조화를 경험한다고 말한다. 인지부조화는 자신의 태도와 행동의 불일치로 인해 나타나는 심리적 불편감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사람들은 심리적 불편감이 느껴지면, 심리적 불편감을 감소시키기 위해 태도나 행동 중 하나를 바꿈으로써 인지부조화를 경감시키는데 대부분은 자신의 태도를 변화시킨다. 왜냐하면 행동의 변화보다 태도의 변화가 훨씬 쉽기 때문이다. 가령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투표를 하지 않았다면, 그는 아마도 인지부조화를 경험할 것이고, 더 나아가 자신이 투표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자 할 것이다. 이는 성숙한 사람이 가지는 태도가 아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자신의 태도를 행동으로 이행할 줄 아는 성숙한 국민이다. 여론조사의 결과가 해당 후보의 당선으로 이어지는 많은 결과들이 이를 뒷받침한다.

태도와 행동의 일치는 국민의 입장뿐만 아니라 대선 후보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 후보들이 내 놓은 공약이나 국정 운영 철학은 자신이 대통령이 되고 나서 어떻게 나라를 운영할 것이냐에 대한 태도라 할 수 있다. 가령'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워야 한다.'는 대표적인 국가운영에 대한 태도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태도가 대통령이 되고 나서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때로는 태도와 행동이 완전히 불일치하는 경우를 우리는 너무나도 많이 경험하였다. 이런 상황은 인지부조화를 발생시킨다. 내로남불은 인지부조화 경감을 위한 대표적인 인지전략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결국 인지부조화를 많이 경험하는 정권은 성숙한 정권이라 할 수 없다. 이는 특정 정권을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과거 여러 정권에서도 이러한 일들은 비일비재하였다.

성숙한 국민들이 선출한 미성숙한 정권의 반복은 국민들에게 많은 실망감과 피로감을 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투표를 안 할 수도 없고, 한다고 해도 반복적으로 실망감만 안겨주는 상황은 가히 딜레마적이다. 우리는 언제까지 이러한 딜레마를 반복해야 하는가? 그리고 이러한 딜레마 상황은 과연 누가 풀어야 하는 문제인가?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대한민국의 국민은 이미 성숙함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러한 딜레마는 현재의 대선 후보들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대선에서 어떻게든 이기고 보자는 식의 태도는 지양(止揚)되어야 한다. 승리에 급급하다보면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공약들이 남발되기도 하고, 온갖 권모술수가 난무할 수도 있다. 이는 결국 인지부조화를 다시 경험하게 하며, 미성숙한 정권의 탄생이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 사실 더욱 성숙한 후보가 가져야 할 태도는 자신에게 주어질 표의 개수가 아니라 자신이 가진 태도와 제시한 공약들을 완수하겠다는 의지와 책임감이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후보가 반드시 가져야 할 태도는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국민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하려는 마음가짐이다. 입으로는 나라와 국민을 위하는 것처럼 말하면서 자신의 실속은 결코 포기하지 않으려는 행동은 그 자체가 모순이다.

이제 새로운 정권의 탄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 국민들의 선택을 받은 후보가 누가 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그 선택은 승리가 아니라 국민들의 믿음이라는 점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어떤 후보가 당선이 되더라도 국민의 믿음에 부합하는 성숙한 정부로 거듭나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변명보다는 책임을 지고, 말보다는 비전을 향해 나아가는 정부가 되길 희망한다. 더욱이 현재 대한민국은 코로나로 인해 대내외 여건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 그런 기대와 희망이 더욱더 간절하게 느껴진다.

3월 9일을 기점으로 기대 뒤에 실망이 앞섰던 지난 세월은 잠시 접어두고 더 나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다시 한 번 꿈꾸어 본다. 완벽한 정부는 아니더라도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책임감과 믿음을 항상 견지하는 정부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그리고 나라가 어려울 때 항상 국민이 있었듯이, 바로 지금이 성숙한 국민들의 혜안을 다시 한 번 보여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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