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빠른 구현보다 중요한 건 풍성한 콘텐츠
메타버스, 빠른 구현보다 중요한 건 풍성한 콘텐츠
  • 윤덕우
  • 승인 2022.03.08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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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메타버스가 본질은 아니다
다시-영남대캠퍼스
서승완 유메타랩 대표가 메타버스에 구축한 영남대 캠퍼스.

지난 20여년 동안 인터넷은 우리의 일상생활과 비즈니스 생태계를 완전히 변화시켰다. 가장 큰 변화는 인터넷이 우리 모두를 사람·정보·자원을 비롯해 다른 네트워크와 연결시키기 시작한 것이다.

인터넷의 발달은 우리가 교류하는 관계를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넓고 복잡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모두 각기 다른 공동체 안에서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나를 증명하고 인정받는 사회적동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터넷상에서 만들어진 새로운 차원의 커뮤니티가 주는 소속감과 상호작용은 우리를 더욱 몰입시키기에 충분했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1970년에 출간한 <미래의 충격>에서 “변화는 유일하게 불변하는 것”이며, “미래의 충격을 피하고 생존하려면 개인은 적응력과 역량을 전례 없이 향상시켜야만 한다”고 말하였다. 우리는 예전보다 고도화된 인터넷 세상에서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세계의 진입을 위해 개인의 적응력과 역량 향상뿐만 아니라 ‘인간의 본성에 대한 탐구를 다시 시작해야 하는 시대요구를 마주하게 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 본다.

 

정부·지자체 다양한 행사 기획에도 시민 외면·예산 낭비 지적 받아

사용자 입장 고려하지 않고, 행정 차원의 단발성 이벤트 기획한 탓

영남대, 전국 첫 메타버스 캠퍼스 조성…새로운 방식에 큰 관심

사회·경제적 규칙 만들고 동아리 활동도 가능…경험 제공한 셈

서승완 개발자 “문화에 대한 관심·인간에 대한 지속적 탐구 필요”

◇완전히 새로운 세계의 시작

필자는 교통수단으로 기차를 자주 이용한다. 스마트폰 보급 이후 기차 이용은 더욱 편리해 졌다. 더 이상 티켓 예매를 위해 별도의 시간을 할애할 필요는 없어졌다.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해서 탑승시간과 잔여 좌석을 조회하고 결재 버튼만 누르면 원하는 시간에 탑승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차 안에서는 웃지 못 할 상황을 경험하게 되었다. 젊은이들은 티켓을 쉽게 예매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앉아서 가고, 어르신들은 창구에 줄을 서서 입석 티켓을 겨우 구한 뒤 서서 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진 것이다. 필자는 이 웃지 못 할 상황이 새로운 세계 ‘부적응 사례’가 아닌 ‘부작용’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편리함과 바꾼 인간성 몰락의 신호탄처럼 느껴졌다.

인터넷 보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던 1990년대부터 마을 단위를 중심으로 ‘정보화센터’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빠르게 변화될 미래사회 부적응 사례를 줄이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었던 것이다. 처음에는 컴퓨터라는 기계와 인터넷이라는 생소한 개념을 이해시키는 프로그램들이 주를 이루었다. 이후 시대변화에 따라 프로그램들은 꾸준히 업데이트되었다. 예를 들어 ‘어르신 대상 스마트폰 활용 교육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새로운 세계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를 한다고 해서 모두가 그 세계를 원하지는 않는다. 또한 고퀄리티의 교육을 제공한다고 해도 모든 사람이 적응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정말 위험한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조금 늦게 공감하고 조금 늦게 적응했다고 할지라도 그것이 개인의 소외나 고립으로까지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완전히 새로운 세계는 이미 열렸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은 메타버스는 인류의 산업과 경제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동안 우리가 경험해온 SNS와는 또 다른 차원의 세계이다. 전문가들은 메타버스의 예측 불가능한 파급력에 대해 연일 낙관론을 바탕으로 한 제언을 하고 있다.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그 누구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우리는 서서히 그리고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사람들은 일방적인 정보나 통제된 정보엔 관심이 없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정부와 지자체, 기업 등에서는 메타버스라는 단어를 전면에 내세운 이벤트를 이어나가고 있다. 그러면서 마치 시대를 선도하는 것처럼 경쟁적으로 언론 플레이까지 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사례를 살펴보면, ‘할머니·할아버지 명절에는 메타버스에서 만나요’, ‘○○시 메타버스에서 청년창업자 교육 실시’, ‘메타버스 활용 청년이사회 발대식 개최’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벤트들은 안타깝게도 시민들의 공감을 얻어내기는커녕 일회성 이벤트로 치부되면서 예산 낭비라는 비판까지 받고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서비스를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이벤트를 기획한 것이 아니라 행정의 입장에서 일방적 정보나 통제된 정보를 단발성으로 제공했기 때문이다. 메타버스에 대한 생소한 환경도 공감이 안 되는데, 세부 콘텐츠 또한 공감을 받지 못 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진정성과 소통이다.

2020년 2월, 영남대학교는 전국 최초로 메타버스 캠퍼스를 구축했다. 그리고 이듬해에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메타버스에서 진행하면서 전국적 이슈가 되었다. 메타버스를 단순히 빠른 시간 안에 구축했기 때문에 이슈가 된 것은 아니었다. 메타버스 캠퍼스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학생들간의 상호작용과 관계성 때문이었다.

청년들이 경험한 메타버스 캠퍼스는 그동안 경험한 SNS와는 또 다른 차원이었다. 메타버스 캠퍼스 안에서는 청년 스스로 ‘나를 증명하고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에 대한 공감이 선행되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공동체 문화가 만들어졌다. 또한 새로운 차원의 커뮤니티가 주는 소속감은 청년들이 진정성 있게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이용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때문에 현재 영남대학교 메타버스 캠퍼스는 영남대학교 학생들뿐만 아니라 캠퍼스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이벤트에 관심을 보이는 많은 청년들이 이용하고 있다. 메타버스 캠퍼스의 중심에는 ‘서승완 대표(유메타랩(*Yumeta Lab))’가 있다.

서승완 대표가 메타버스 캠퍼스의 지도를 보여주고 있다.
서승완 대표가 메타버스 캠퍼스의 지도를 보여주고 있다.

 

◇철학도가 메타버스를?

영남대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하면서 인간의 본성에 대한 양명학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던 서승완 대표는 메타버스를 선도하는 ‘시대의 선구자’로 주목받고 있다. 서승완 대표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메타버스 선구자라서가 아니다. 서승완 대표만의 철학과 확고한 신념이 메타버스 안에서의 문화를 인간성 회복으로까지 확장시켜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철학을 전공한 서승완 대표는 메타버스 세계를 연구하면서 여러 전공의 학생들을 자발적으로 결집시켜 메타버스 캠퍼스를 구축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인물이다. 그는 단순히 메타버스를 구축하는데만 머문 것이 아니라 메타버스 캠퍼스 안에서 사회·경제적 규칙을 만들어내고, 청년들이 동아리 활동, 연애 등 캠퍼스 안에서 누릴 수 있는 경험을 문화적으로 풀어나가 메타버스의 가능성을 증명해 보였다. 그러는 동안 많은 청년들에게 지지와 공감을 얻어냈고 현재는 유메타-랩을 창업하여 메타버스의 외연과 내연을 확장하는 역할을 이어나가고 있다.

서승완 대표는 말한다. “청년들의 관심은 메타버스가 본질은 아니다.”라고 말이다. 아무리 멋지게 지은 성(城)이 있다고 하더라고 그 가치는 건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람이기 때문에 꽃피울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성(城)으로서도 가치로울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메타버스를 지속가능하게 구현하고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그 안에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문화에 대한 관심과 인간 본연의 가치로움에 대한 탐구가 계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승완 대표가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에 하나는 “철학도가 메타버스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라고 한다. 그럴 때 마다 서승완 대표는 “페이스북은 IT 전문가가 아닌 평범한 대학생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분야에 대해 아는 것이 많은 전문가가 아니라, 남들보다 얼마나 다른 생각을 하고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느냐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답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우리사회는 경쟁과 각자도생 문화에 익숙해져 버린 나머지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세계에 속도감 있는 진입에만 관심을 보인 것은 아닐까? 서승완 대표는 메타버스 안에서의 문화를 인간성 회복으로까지 확장시키고자 경쟁과 각자도생 보다는 호혜와 협력을 먼저 고민했다. 그것이 아이디어가 되었고 메타버스를 선도하는 ‘시대의 선구자’로 주목받게 한 원동력이 된 것이다. 미래사회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메타버스가 우리의 미래라고 이야기 한다. 그러나 정작 선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청년의 관심은 메타버스 자체가 본질은 아니었다.

이미나-청년활동연구가
이미나 (청년활동연구가/ 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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