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길을 혼자 울면서 걸었다
캄캄한 산을 넘어오니
언제 왔는지 달이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울었구나
달이 내 눈물을 닦아 주었다
달을 따라오던 별들이
싸늘한 내 손을 잡아 주었다
차가운 우주의 모든 손들이
따뜻해졌다
◇황영숙= 경북 경산 출생. 1990년 <우리문학> 신인상으로 등단
<해설> 어떤 경우이건 외톨이의 삶은 춥다. 아무리 뜨거운 난로 앞에 서 있어도 뼛속 깊숙이서 뻗쳐오는 추위를 막을 수 없다 그런 까닭에 움츠러들고 안으로 갈무리 된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 손을 내밀어 세상으로 나오면 따뜻해진다. 그게 사회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정광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