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예
닿으려면
내처
허물어야 하나요
꽃이 피고
지는 일
그대 오고
가는 길
그 어귀
지키고 서서
홀로
저물어야 하나요.
◇김미정= 1961년 경북 영천産.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부문 당선
<해설> 인간은 사회성 동물이다. 이는 곁을 소중히 여긴다는 것이다 [곁]에 존재하는 이가 없다면 그 삶은 천만 지옥의 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처럼 어둡고, 쓸쓸하고, 허무한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누구인가 만물 중에 유일한 이성을 소유한 사람 아닌가. 우리는 비워진 그 [곁]을 그리움과 기다림으로 채워나간다. -정광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