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 자란 곳을 고향이라 한다면 인생 말년 수년,
혹은 수십 년을 산 그곳은 무엇이라 하나.
나는 지난 1987년부터 2019년 현재까지 여기
대구시 수성구 만촌동에서 산다.
이 도시의 골목길에도 지금 구석구석 민들레가 돌아온 봄이다.
나는 요즘 자주 그 무엇인가 서운하여 이 거리 저 거리 각 거리 느릿느릿 돌아보는 곳,
晩村.
‘늦이마을’이라는 이 우리말 풀이가 참 좋다.
◇문인수= 경북 성주 출신(1945~2021). 1985 <심상> 등단, 2016 동리목월문학상
<해설> 행정 구역 단위의 끝에 있는 마을이라고 해서 붙인 이름이 만촌일 것이다. 그곳이 고향인 시인의 고집스러운 고향 사랑이라 하겠다. 그곳에서 만년을 느릿하게 걸으며 봄맞이하는 모습이 퍽이나 인상적이다.
-정광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