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하나 얹고
기도하고
또 하나 얹고
기도하고
세 번째 돌
얹자마자, 와르르…
소원 하나 더 남았는데
모두 다 무너졌다
◇이재순= 1951년 경북 안동군 도산에서 태어남. <월간 한국시> 동시 신인상으로 등단
<해설> 겨우겨우 이뤄가는 삶의 기도가 한순간 깨어지는 허탈감 누구에 의한 누구를 위한 기도라 할지라도 깨어진다는 것은 아픔이다. 하나하나 쌓아 올리는 그 정성들이 외면당하는 순간 우리는 탄식한다. “많은 것을 바라지도 않았는데 이 하나의 소원만 들어주면 될 것을”이라고, 하지만 크게 실망할 필요는 없다. 탑이란 또 쌓으면 되는 것이니까.
-정광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