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논단] 코로나 이후 사교육비와 학업 결손
[교육논단] 코로나 이후 사교육비와 학업 결손
  • 승인 2022.03.17 21: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견숙 대구영선초등학교 교사·교육학박사
전국 초·중·고 약 3,000여 학생을 대상으로 통계청과 교육부가 공동으로 시행한 '2021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학원, 개인 및 그룹과외, 방문학습지, 인터넷 강좌 등이 사교육비 조사대상이다. 본 조사는 2007년 이래로 매년 조사하고 있었기 때문에 특히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추이를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먼저 사교육 수요 자체가 2020년에 비하여 큰 폭으로 증가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23.4조 원으로 2021년보다 21.0% 증가한 수치다. 교육부는 2019년 21.0조 원에서 코로나 상황으로 2020년 19.4조 원까지 감소하였다가 2021년 백신접종, 방역 관리체계 내의 대면 활동 확대로 증가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19년과 20년 사이의 감소 폭이 미미한데다, 사교육비의 증가를 백신접종이나 방역관리 체제가 잘 되어서 늘었다고 말하는 것은 다소 상관관계가 떨어지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예체능과 관련한 사교육비는 2019년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귀했지만, 일반교과 중 국어, 사회, 과학의 사교육비가 코로나 이전과 대비하여 증가율이 크다는 점도 생각해 볼 점이 있다. 이러한 사실은 학습 결손에 대한 가정의 불안감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로 학교에 가서 할 수 없었던 공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학습 등 학교 전반의 교육활동이 위축된 것에 대한 학부모의 우려나 불안이 사교육을 늘리는 선택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 일반교과의 사교육 수강에 대한 목적이 학교 수업의 보충 때문이라는 응답이 전체 수강자의 50.5%를 차지하는 결과도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하고 있다.

실제로 2020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도 국어, 영어, 수학 모두 기초학력미달이 증가한 것으로 드러난 만큼, 학습 결손은 심각한 문제이다. 교육부는 올해부터 시도교육청과 함께 학습 맞춤형 지도, 특별 지원 등 교육회복 종합방안을 본격적으로 추진하여 교육결손, 사교육 증가에 대응할 예정이란다. 대면 수업을 강화하여 학사 운영을 정상화하는 한편, 교과 학습 보충을 지원하는 등의 계획이 현재 이행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도 이러한 교육부 방침에 따라 올해 학생 맞춤 기초학력 지원을 위하여 수업 내에서, 학교 내에서, 학교 밖에서 3단계 학력 안전망을 운영한다. 수업 내의 개별 지도, 두드림학교 운영, 기초학력지원센터의 컨설팅 강화 등이 그것이다. 더불어 학생 맞춤형 지원을 위하여 진단검사, 표준화검사, 난독검사 등 진단의 과정도 중시하게 된다. 다만 기초학력의 해소 문제를 담임교사가 책임을 지고 지도하는 것, 단위 학교가 책임을 지고 지도하는 것 외에 좀 더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담임교사가 학습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학생을 대상으로 수업 중, 방과 후에 개별화 지도를 한다는 것에 대한 현실성 측면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각 가정의 상황에 따라 실제로 아이를 방과 후에 따로 남겨서 공부를 시키지 못하는 경우도 많을뿐더러, 수업 중에 다른 학생들을 두고 해당 학생의 기초학력을 끌어올릴 정도로 밀착하여 지도할 수 있는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사실상 학습 보충을 위하여 학부모가 사교육을 선택하는 경우, 아이가 필요한 부분을 바로 곁에서 반복적으로 지도해 줄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교육을 선택하게 되는 게 아닐까 싶다. 그러한 맥락에서 대구시교육청에서 수업협력교사, 학습보조강사 등의 인력을 지원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정책적 고민은 앞으로도 추가적으로 이어져야 할 것 같다. 특히 대구가 서울, 세종의 다음으로 전국 대비 사교육 참여도가 평균을 웃도는 수치인 점도 앞으로 대구시교육청이 염두에 둬야 할 부분이라고 본다.

한편 온라인을 통한 사교육비가 증가한 부분은 코로나로 인하여 한 걸음 당겨진 미래교육을 전망할 수 있는 대목이다. 2019년에 비해서는 2021년에는 온라인 학습에 사용한 비용이 76%가 넘는 증가세를 보였다. 코로나 이전까지만 해도 온라인으로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많았고 사실상 그 수요도 미미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나만 해도 코로나로 인해 시작한 화상회의나 온라인 연수 등이 편하게 느껴지고, 집에서 공부하고 일하는 것에 대한 효율성도 많이 느끼게 되었다. 대학 입학설명회나 마을 축제가, 각종 워크숍과 굵직한 회의들이 올 한 해 무수히 비대면으로 열렸다. 이미 기업의 경우 회사에서 꼭 모여 일하는 것이 아닌, 여러 곳의 거점 워크플레이스를 두고 있기도 하지만, 학교는 코로나 이후 학습의 형태가 많이 전환되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벗어난 온라인을 통한 학습은 코로나가 해결된 이후에도 미래교육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