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갤러리] Reality and Reflection
[대구갤러리] Reality and Reflection
  • 승인 2022.03.21 21:2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상천-작

윤상천 작가
윤상천 작가
2002년 한일월드컵의 뜨거운 열기 속에 첫 개인전을 준비하던 어느날 거창 가는 길에 내 이름과 똑같은 상천리라는 마을 표지석을 만났다. 동명의 마을 표지석 옆 아름드리 소나무 군락지와의 첫 만남은 결코 우연은 아니었을 것이다. 이후 광적으로 소나무작업에 집착했다. 석사학위 논문으로 ‘1980년대 이후 한국 회화에 나타난 소나무의 상징성과 조형성’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리고 소나무를 소재로 한 ‘Reality and Reflection’이라는 타이틀로 두 번의 미국 초대전을 포함해서 20년 동안 소나무를 주제와 소재로 다양한 작업들을 선보였다. 캔버스와 전통한지는 기본이고 변형 캔버스, 민속공예품, 거울, 철판, 천연가죽, 커피포대, 엔진부품, 실물자동차, 타일작업까지 그리고 입체, 설치, 영상까지 소나무라는 전통적인 소재를 현대적인 조형언어로 표현해보고자 노력하고 궁리했던 20년이었다.

NFT와 인공지능이 그림을 그리는 시대에 혹자는 회화의 종말을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진이 회화와 함께 상생하며 발전하듯 지금의 상황들 또한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될 수가 있다. 득의망상(得意忘象)이라고 이제는 나에게 있어 시각적인 형태와 소재들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기운생동 하는 소나무나, 거친 붓질의 화려한 꽃, 동화 같은 분위기의 커피그림에 그려진 귀여운 반려동물들도 본질추구를 위해 차용한 하나의 소재일 뿐이다. 형식적인 측면에서 구상, 비구상, 추상, 개념미술 등으로 나누어지거나 하나로 정의되는 것도 거부하고 싶다.

이제는 소나무를 잘 그리는 ‘소나무작가’가 아닌 소나무를 닮은 ‘소나무 같은 작가’가 되고 싶다. 앞으로 나의 작업들이 또 어떻게 발전하고 변화될지 사뭇 궁금해진다.

※ 윤상천 작가는 경주에서 출생하여 경북대학교 미술학과 및 동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국내에서 열두 번의 개인전과 두 번의 미국 개인 초대전을 가졌으며 다양한 국내외 아트페어와 단체전에 300여회 참여했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