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때가 있다
모든 것은 때가 있다
  • 여인호
  • 승인 2022.03.2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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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살아가면서 늘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을 맞이한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 지금 일어나야 하나? 아니면 온기가 남아있는 이불 속에서 조금만 더 이 평안함을 즐길까? 그 순간의 선택에 따라 하루 일과가 다르게 펼쳐지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우리나라는 1984년부터 학교급식이 시작되었고, 2001년 무상급식이 간헐적으로 시행되었다. 교육부의 이러한 결정은 주부들의 직업 유무에 관계없이 환영을 받았다.

필자의 아들이 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두 번의 토요일에 급식실이 운영되지 않아 필자가 내린 결정은 아들을 위해 도시락을 싸주는 것이었다. 얇게 썬 삼겹살에 곰삭은 배추김치를 같이볶아 넉넉하게 싸 보내는 것이었다. 점심시간이면 썰물처럼 빠져나가던 아이들이 어느 순간 필자의 아들 곁으로 모여들어 한술씩 뜨던 점심을 함께 먹게 된 것이다. 그러니 양이 많아질수밖에. 직장생활을 하는 아들이 고등학교 친구들 모임에 나가면, “너거 어머니 해주신 김치볶음 진짜 맛있었는데”라고 이야기한단다.

시작이야 어떻든 간에 우린 하나를 선택하면 하나를 잃게 되어 있다. 학교급식은 주부들에게 자아실현의 기회와 자유를 준만큼 자녀와 추억 만들 기회를 앗아가버렸다.

필자의 선택은 아들에게는 고교시절 친구와의 추억을 만들어주었을 뿐만 아니라 필자 자신도 아들을 위해 고민하고 준비하는 시간을 추억거리로 얻었으니 말이다.

우리는 효를 이야기할 때, 자욕양이친부대(子欲養而親不待, 자식이 부모에게 효도하고자 하나 부모는 기다려주지 않는다)란 말을 자주 인용한다. 이 말은 자식에게도 해당하지 않을까 싶다. 자식이 부모곁을 떠나야 할 시간이 생각보다 빨리 다가온다. 지금 시대가, 상황이, 바빠서, 내일, 한 달 뒤에, 내년 생일에, 적금 만기가 되면, 집 마련하고 등등 우리는 얼마나 많은 이유로 어쩌면 영원히 오지 않을 미래를 위해 지금을 선택할 기회를 놓치고 살지는 않는가!

복지 차원이나 사회적 규제 등으로 부모가 자녀과 함께 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기에 서로를 위한 최선의 선택을 바라며 레오 톨스토이의 ‘세 가지 질문’이란 책의 내용을 소개한다.

“기억하렴. 가장 중요한 때란 바로 지금, 이 순간이란다.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너와 함께 있는 사람이고,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네 곁에 있는 사람을 위해 좋은 일을 하는 거야. 니콜라이야, 바로 이 세 가지가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이란다.”

강순화-커넬글로벌교육재단교수


강순화<글로벌교육재단 교수·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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