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복지논단] 코로나19로 인한 복지사각지대, 외면당하고 있는 장애인들
[대구복지논단] 코로나19로 인한 복지사각지대, 외면당하고 있는 장애인들
  • 승인 2022.03.22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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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환 대구시지체장애인협회 회장
4월 20일은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고, 장애인의 재활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제정된 법정 기념일이다. 매년 장애인의 날이 다가올 때마다 사회적으로 열악한 장애인의 인권과 환경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많은 언론에서 그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보도하고, 사람들은 이를 공감하며 동정한다. 그러나 이러한 관심은 일회성으로 끝나고 장애인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으며 취약한 현실에 놓여 있다.

코로나 이전에도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이들은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예상치 못한 또 다른 어려움을 마주하게 되었다. 활동지원서비스, 복지관 및 치료센터 같은 사회적 돌봄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외출 횟수는 줄었고 이에 따라 보호자의 돌봄 부담이 크게 증가하였다. 모두가 힘들고 답답한 상황에서 돌봄 서비스조차 줄어든 장애인들에게는 코로나 시대가 더욱 가혹하게 느껴졌다.

신체적·정신적 장애 등의 사유로 혼자서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을 하기 어려운 모든 장애인에게 활동지원급여를 제공함으로써 자립생활과 사회참여를 지원하고 가족의 부담을 줄임으로써 장애인의 삶의 질 증진을 목적으로 장애인 활동지원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도 많은 이들이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하여 서비스의 제공이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은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대상자 수는 2017년 82,636명, 2018년 89,486명, 2019년 99,173명, 2020년 108,066명, 2021년 7월 112,958명으로 매년 8~10%가량 증가하고 있다고 발표하였다. 하지만 활동지원서비스 비매칭 비율은 2017년 5.89%, 2018년 6.15%, 2019년 6.28%, 2020년 7.28%, 2021년 8.31%로 코로나19 발생 이후 비매칭 증가율이 상당하며 바우처 정부 지원금 미사용 금액 역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현 상황에서 보건복지부와 지자체는 다양한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을 만들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장애인과 가족 또는 활동지원인이 확진 판정을 받거나 자가격리에 처하게 될 경우에 대비한 지원책이었다. 하지만 장애인을 위한 제도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감염병이라는 두려움에 선뜻 나서 활동지원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하는 활동지원사는 드물었다. 상황이 악화될수록 대응 방 식도 시시각각 변화되면서 매뉴얼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활동지원사들이 많아졌다

장애인들은 행정복지센터나 복지 시설을 통해 해당 지원책을 안내받지 못하면 신청조차 할 수 없다. 또한 현재로서는 장애인 스스로 신청할 수 있도록 돕는 안내 체계가 미흡한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사유들로 누군가의 돌봄이 꼭 필요한 이들에게는 여전히 공백이 존재한다.

이달 초 한부모 가정으로 생활하고 있는 한 장애인이 아들과 함께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가 있었다. 엄마는 청각장애와 CRPS(복합부위통증증후군)를 가지고 있으며 아들은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다. 엄마는 CRPS로 인해 아들을 제대로 돌볼 수 없는 상황에서 활동지원사는 코로나19의 감염을 우려해 돌봄을 꺼려 했으며 담당 공무원은 쏟아지는 코로나 방역 업무 마비로 소통할 수 없는 상황에 신속하게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방치되어 큰 어려움을 겪었다.

위 사례와 같은 활동지원사의 돌봄 꺼림 현상을 막고자 보건복지부와 지자체에서 공개한 매뉴얼에는 코로나19 확진 장애인에게 서비스를 제공한 활동지원사에게 위험 보상수당을 제공한다는 지원책이 있다. 하지만 보상수당이 감염의 우려를 떨쳐낼 수 없는 미미한 수준에 그쳐 활동지원사는 여전히 돌봄을 꺼리고 있다. 또한 격리 및 확진 장애인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활동지원사를 위해 방역복, 마스크, 소독제 등의 방역물품을 지급하는 지자체는 일부에 국한되며 별도의 방역 물품을 제공하지 못하는 지역이 더 많은 실정이다.

코로나19는 지금껏 우리 모두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재난 상황이다.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 공감과 동정이 나타나기는 어렵기 때문에 우리 장애인들은 그 관심에서 더욱 멀어졌다. 장애인활동지원사업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고 시행이 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이와 같은 재난 상황에서 여전히 많은 어려움들을 겪고 있는 현실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장애인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활발한 소통이 이루어져야 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며 유형의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현실에 더 이상 소외되고 고통받는 장애인이 발생되지 않도록 격리·확진 장애인에게 활동지원사 및 의료기관과의 연결이 빠르게 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의 구축과 보여주기식이 아닌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대응 방안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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