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정치보복과 시스템(System) 운영
[대구논단] 정치보복과 시스템(System) 운영
  • 승인 2022.03.23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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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학교 명예교수 지방자치연구소장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을 때 친구들 몇이 앉아서 이런 말을 했다. “정권이 바뀌어도 국민들만 잘 살게 해 주면 되지 않겠나” 참말로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5년 세월 동안 우리는 정치 사회적으로 정말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이념의 간극이 무섭다는 것을 체험했다. 국민을 위한다는 말을 했지만 그들의 국민은 따로 있었다. 사회적폐를 없앤다면서 추구하는 국가경영의 노선은 이해할 수 없는 방향으로 치달았다. 대통령의 집무실과 거처인 청와대가 권력의 산실로 변하면서 거대 조직화 되었고 대통령의 비서 자문역할을 해야 할 참모들이 정책을 만들고 집행까지 하는 일이 비일비재함으로써 삼권분립의 기본 틀이 흔들렸다. 국민 삶을 피폐하게 만든 문재인 정부의 국가경영 실책은 일일이 거론할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그들 아류는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정권이 교체되어야 한다는 국민들의 여망이 윤석열 야당 후보를 20대 대통령으로 선출하였다. 정치적 핍박 가운데서도 대통령으로 우뚝 선 그는 정치보복 운운하는 여권을 향해 “권력형 비리와 부패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 공정한 시스템에 의해 처리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 정치보복은 없는 죄를 만들어 수사하는 것이다. 시스템은 체제, 조직 등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그가 말하는 시스템은 제도를 의미한다. 제도는 바로 법규범이다. 법이라는 제도에 따라 일을 하겠다는 것이다. 대선 과정을 겪으면서 국민들은 많은 정보를 얻었다. 대장동 사건을 비롯하여 권력자들의 범법행위 등 법 제도로 재단해야 할 많은 사건들이 적체되어 있음을 알았다. 수사기관에서 조사 중인 사건도 있지만 권력의 눈치를 보면서 미적거린 사건, 손을 대지 않은 사건들도 다수 있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국민들이 의구심을 갖는 사건들에 대해서는 그 대상자가 누구든지 엄중한 법의 잣대로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 반대편에서 정치보복이라고 말하더라도 시스템에 따라 처리하면 국민들도 환영할 것이다. 정권이 바뀌면 개혁, 변혁, 혁신 등을 내세워 정치·행정·경제·사회 전반에 걸친 폭넓은 변화를 추구하는 것은 고정화된 권력의 속성이다. 새 정부도 역시 같은 수순을 밟을 것이다.

윤석열 당선자가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했다. 권력의 본산 청와대를 벗어나 국민들과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 고심해서 내놓은 결과물인데 민주당과 심지어 문재인 대통령까지 청와대 이전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문 대통령은 국가안보에 문제가 있다면서 용산 국방부 청사를 새 대통령 집무실로 사용한다는 데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5년 집권 동안 문 대통령이 국가안보를 걱정하는 일을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 국민들의 뇌리에서 국가안보라는 개념이 사라진 것도 사실이다. 그런 그가 국가안보 우려를 들먹이면서 후임 대통령의 청와대 이전을 반대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

그는 임기 마치는 날 밤 12시까지 대통령의 권한을 행사하겠다는 말을 하고 있다. 임기 종료 40여 일을 남겨둔 시점에서 국가 공공기관의 장 등에 대한 인사도 하겠다는 말도 한다. 끝까지 자기 사람을 심겠다는 강한 의지다. 사회 일반 조직에서도 그렇게 하지는 않는다. 전임 대통령은 후임 대통령에게 나랏일을 잘 맡아 달라고 축하 격려하는 것이 순리다. 하지만 서로 간의 만남이 와해되고 뒷말이 무성한 것은 무슨 이유일까.

문 대통령은 19대 대선 과정에서 청와대를 정부청사로 옮기겠다고 공약했으나 당선 후 여러 이유를 들어 그대로 눌러앉았다.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말이 생각난다. 172석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야당으로 바뀌면서 대통령 당선자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대해 어깃장을 놓고 있는 것을 보면 ‘가재는 게 편’이란 말이 틀리지 않는다. 국민의 대표기관은 뒷전이고 무조건 반대 입장을 고수하는 것이 몸에 배었다. 늘 그래 왔지만 민주당의 몇몇 고정공격수는 정치적 자기 위상 다지기에 급급하면서 갈등을 계속 부추기고 있다. 대선에서 패배했으면 조용하게 반성하면서 미안한 마음을 가지는 것이 정치인의 바른 자세임에도 이념에 묶인 그들은 나쁜 정치행태를 못 버리고 있다. 6·1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법석을 떨지만 결과는 두고 봐야 한다. 국민들은 나라 안정을 바라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자는 좋은 감정으로 나랏일을 처리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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