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아침] 꿈쟁이
[달구벌아침] 꿈쟁이
  • 승인 2022.03.23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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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 BDC심리연구소 소장
꿈은 매일 꿔야 한다. 밤에도 꾸고, 낮에도 꿔야 한다. 가슴에 뜨거운 꿈을 품고 살아야 한다.
나는 꿈쟁이다. 매일 꿈을 꾸기 때문이다. 어떤 날은 잠자리에 드는 것이 기다려지기도 한다. 오늘은 어떤 꿈을 꿀지 기대를 가진 상태로 잠을 청할 때도 있다. 지금까지 꾼 많은 꿈 중에 나를 행복하게 하는 어떤 한 장면이 있다. 그 꿈은 지금까지 족히 수십 번 정도는 꾼 것 같다. 그 장면을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을 해보자면 장소는 뒷동산 나지막한 언덕 같은 곳이다. 키 작은 푸른 풀이 바람에 이리저리 춤을 추고, 꽃이 가득 피어 꽃밭을 이룬 그런 장소다. 꿈속의 내 모습은 초등학교 3~4학년쯤 되는 듯하다. 어릴 때 모습으로 친구들과 맘껏 놀고 있는 모습이다. 정확하게, 선명하게는 기억을 되살릴 수 없지만 실루엣처럼 희미하게는 기억이 난다. 나비처럼 훨훨 자유롭게 날아다닌 것 같기도 하고, 친구들과 술래잡기를 했던 것 같기도 하고, 시각적 장면은 정확히 기억할 수 없지만, 그때의 기분이 너무 따뜻하고 행복했다는 것은 또렷이 기억으로 남아있다. 아무튼 그 꿈은 꿈을 꾸는 동안에도 행복감에 젖어 있지만 꿈속에서 깨어난 후에도 여전히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꿈이다.
나의 꿈은 좀 사실적인 부분들이 많다. 어느 날은 꿈속에서 어떤 문제를 가지고 계속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다가 문제를 해결하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기발한 아이디어가 꿈속에서 떠오르기도 한다.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이건 현실에서 꼭 적용해야 해"라는 생각도 한다. 하지만 꿈에서 떠올랐던 멋진 아이디어를 바로 기록해두지 않으면 안개처럼 사라져 버린다. 그야말로 꿈처럼 사라져 버린다. 그런데 꿈이라고 해서 모두 행복할 수는 없다. 간혹 누군가 죽는 꿈이라든지, 사람들이 나를 모함하고, 음해하여 억울함으로 몸부림치다 깨기도 한다. 또 현실에서 풀지 못한 갈등 상황이 꿈으로 이어져 감정을 발산하는 꿈을 꾸기도 한다.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한다. 그런 꿈을 꾼 날은 꿈속에서 느꼈던 감정이 고스란히 현실로 이어진다. 그래서 한동안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방황하기도 한다.
자면서 꾸는 꿈도 있지만 낮에도 꿈을 꿀 수 있다. 우리가 간절히 바라는 소망, 바람 등의 꿈이 그것이다. 현실에서 벗어난 소망을 가진 사람에게 흔히 사람들은 "꿈 깨라"라는 말을 한다. 그렇게 꿈은 우리들에게 헛됨, 허무함의 의미로 많이 알려져 있다. 일장춘몽(一場春夢)이란 말도 그러한 뜻으로 사용된다. 그런데 꿈은 우리들에게 때론 살아가는 힘을 준다. 헛된 꿈이라고 하지만 그 헛된 꿈을 꾸면서 죽을 만큼 힘든 날을 견뎌 내는 사람도 있다.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을지도 모를, 아니면 일어날 가망성이 거의 없는 꿈같은 일이라도 아예 꿈을 꾸지 않는 사람보다, 꿈꾸고 사는 사람이 더 행복하다고 본인은 말하고 싶다. 현실이 너무 힘들어도 최소한 꿈꾸는 순간만큼은 아픔을 잠시 잊고 희망의 노래 부를 수 있으니 말이다.
누구는 꿈을 크게 꾸면 실망도 크게 한다고 아예 꿈을 꾸지 않겠다고 말한다. 그럴듯해 보인다. 실패하지 않으려면 도전하지 않으면 되니 말이다. 그런데 그런 유혹에 넘어가지 말아야 한다. 구더기 무서워 장 담그지 않겠다는 소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 살을 빼려면 먹는 것을 줄이고 운동하는 것이 당연 한 법이고. 누군가를 사랑하려면 가슴 아픈 이별도 생각해야 하는 법이다. 역사를 돌아보라. 위대한 발명과 상상조차 못 했던 순간들은 모두 꿈을 꾸면서 시작되었고, 또 하나 실패의 연속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꿈을 꾸어야 한다. 그리고 바라고 기다려야 한다.
꿈은 모두에게 공평하다. 어린아이에게도 노인에게도 모두 공평하다. 배운 사람, 배우지 못한 사람, 어떤 사람에게도 조건을 달지 않는다. 그리고 꿈은 공짜다. 그래서 맘껏 꾸어야 하고, 일부로라도 크게 꾸어야 한다. 꿈을 크게 꾼다고 "당신 꿈을 크게 꿨으니 세금을 조금 더 내야 되겠습니다."라고 세무서에서 우리를 찾아오지 않는다. 그러니 걱정 붙들어 매고 맘껏 꿈을 꿔도된다.
꿈은 한계가 없다. 그러니 사람들이 "택도 없다(턱도 없다)"라고 할 정도의 꿈을 꾸자. 현실 가능한 꿈도 좋지만 이왕이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 같은, 이뤄지면 정말 행복할 것 같은 꿈을 꾸자. 부자처럼 꿈꾸고, 유명한 스타처럼 꿈을 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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