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를 찾아서] 갈대를 위하여
[좋은시를 찾아서] 갈대를 위하여
  • 승인 2022.03.23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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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숙 시인

질기고도 약한 숨줄 고르느라

지친 날개의 뼛조각들

얼마나 더 잘 말려야

비워 버린 그 몸속 길이

바람이 된 영가의 흐느낌이

숨결 깊은 피리소리로 거듭

태어날 수 있을까

◇정인숙= 경산 자인 출생. 경북대 문리대 국어 국문학과 졸업. 경주 월성 중학교 전직 국어교사.1993년 계간지<시와시학>으로 신인상 수상. 시와시학시인회 회장역임. 현대불교문인협회 대구지회 회장 역임. 포엠토피아. 시마을, 서부도서관, 청도도서관, 북부도서관 시강의. 지금 본리도서관, 대구문학아카데미 현대시 창작반 강의. 범물 시니어 복지회관에서 내 인생의 꽃에 대한 강의. 2019년 대구칼라풀축제에서 대구문인협회 주최로 정 숙 극본 ‘봄날은 간다1’ 시극공연. 만해 ‘님’ 시인 작품상 수상 시집<바람다비제>(10).대구시인 협회상 수상(15). 경맥문학상(20). 시집: 연인, 있어요(20)외 다수

<해설> 새 한 마리조차 허락하지 않는 불모의 땅일지라도 흔적만 남은 갯물 가장자리 둑방 근처에는 갈대가 자란다. 내 안의 나를 흔드는 바람은 갈대의 혈육처럼 흔들리는 슬픔의 모서리에 기대어 통증을 쓸어내리며 어느 소읍의 부고가 되어 번져온다. 몸속이 바람 길이 된 선명한 공포는 어느 서글픈 꿈의 내장이었을까. 설익은 고독의 속살에 입맞춤하는 별들이 빛이 된 넋들에게 아름다운 선율을 띄운다. 한때 사탄이 기거했던 내 몸뚱이는 여우비 긋는 사이 하얀 설움이 발목까지 차오르면 지친 날개의 뼛조각들은 억세게 밀어 올리는 가래질로 그 지긋지긋한 약한 숨줄을 이어간다. 그 옛날 협궤열차 흐느낌으로 등이 굽은 것들은 갈대처럼 흔들리며 떠나갔다. 오랜 시간 죽음을 생각한 그 너머 강물에 닻을 내리는 사랑은 빛이 있어 어둠의 실핏줄 속으로 스미는 일이었다. 믿음은 얼마나 위험한 낙관일까. 지금은 심지에 불을 붙일 시간, 멀리 정적을 깨우고 가는 피리소리에 어느새 가벼워진 고독으로 빛을 끌어 모아 무한 속으로 몸을 던져본다. 내 불온한 영혼의 이마 위에도 풀씨 한 알 떨어지기를.

-성군경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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