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칼럼] 오리무중(五里霧中)
[목요칼럼] 오리무중(五里霧中)
  • 승인 2022.03.23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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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형 객원논설위원·행정학 박사
코로나19가 발병한 이후 2년이 지난 아직까지 지구촌은 끊임없이 변이를 만들어내는 이 괴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완벽하지는 않지만 백신의 개발과 접종, 치료제의 개발 등으로 인해 국가별로 차이는 있지만 발병 초기에 비해 어느 정도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고, 하늘 길도 다시 회복되고 있어 머지않아 코로나19도 풍토병으로 고착화된 감염병이 되는 소위 엔데믹(endemic)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최근 2달동안 확진자가 폭증하는 등 다른 선진 국가와 비교해 볼 때 반대로 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그동안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모범적으로 선방하고 있다며 자랑하던 정부의 K-방역 명성이 무색해지고 있다. 즉 코로나19 펜데믹(pandemic)시대를 맞이하여 우리 정부는 다른 국가에서 찾아볼 수 없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필두로 한 소위 K-방역을 통해 코로나19를 지구촌에서 가장 잘 관리하고 있다고 자랑하였으나, 국제 통계 사이트인 '월드 오미터'를 통해 최근 연일 폭증하는 확진자와 인구 100만 명당 사망자 수를 다른 국가들과 비교할 때 압독적으로 많아 그 동안 정부의 자랑을 머쓱하게 만들고 있다.

금년 1월 코로나 오미크론과 스텔라 오미클론이 동시에 확산되면서 확진자수는 연일 폭증하고 있다. 지난 2월 22일 1일 확진자가 10만 명, 3월 2일에는 20만 명, 3월 9일에는 30만 명을 각각 넘어서면서 좀처럼 감소현상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17일은 신규확진자가 60만 명을 넘어서면서 하루 100만 명 시대가 오는 것이 아닐까하는 불안감을 주었지만, 다행스럽게도 그날을 제외하고는 현재까지 신규확진자가 30만 명에서 40만 명을 넘나들고 있다. 이에 따라 코로나가 발병한지 2년만인 지난 1월 22일까지 누적확진자 100만 명이었는데 반하여 불과 두 달 만인 3월 23일까지 900만 명이 추가로 확진되어 누적확진자는 1,042만 명을 돌파하였다. 1,000만 명은 우리나라 전체국민의 20%에 해당하는 숫자로 5명중에 1명은 코로나에 감염되었다는 것이다. 오미크론 유행을 먼저 겪은 해외의 경우 누적 기준으로 인구의 20% 이상이 감염된 뒤 유행이 감소세로 전환한 바 있어 우리의 경우에도 그렇게 되기를 기대하는 바가 크지만, 과연 그렇게 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즉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와 관련하여 20%라는 게 정해진 선이 아니다라며 "그 나라의 검진율, 과거 감염으로 인한 자연면역 보유율, 예방접종률 등을 복합적으로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단순하게 인구 대비 확진율로만 정점 시기를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밝히고 있다.

이와 같이 코로나19 신규확진자의 폭증으로 그 정점을 알 수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방역지침은 지난 21일부터 오히려 완화되었다. 즉 다중이용시설에서 최대 8명까지 사적모임을 허용하고, 코로나19 백신 기본(2차)접종을 완료하고 접종 이력을 등록한 입국자는 자가 격리를 면제하며, 현재 1급인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의 하락 조정도 검토한다는 등 종전보다 완화된 코로나19 방역지침을 발표하였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가 방역지침을 통해 감염자 수를 줄이는 것에 대해 한계에 봉착하자, 방역지침을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위중증 환자 수를 유지하고 사망률을 낮추는 것으로 초점을 변경한 것이라고 하고 있다.

이런 방침변경이 과연 올바른 것이냐에 관해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즉 방역완화지침은 가뜩이나 오랜 기간 K-방역에 지쳐 개인 방역에 무감각해지고 있는 국민들에게 코로나19를 가볍게 여기고 방역을 소홀히 하게 만드는 단초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이다. 따라서 의료·시민사회단체들은 코로나19 위기가 극심한데도 정부는 방역 완화 조치만 내놓고 있다며 정부 대책을 연일 비판하고 있으며, 심지어 정부가 국민들의 감염 예방을 포기한 것이라고까지 비난하고 있다.

정부가 3월 들어 오미크론은 델타보다 중증도로 진행될 정도가 낮다며, 무증상이나 경증환자는 해열제나 종합감기약으로도 완치될 수 있다고 하면서, 확진자의 격리기간도 접종력과 상관없이 7일간으로 하는 등의 방역정책 변화는 깜깜이 환자, 위중증 환자 폭증을 불러오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즉 우리 주변에서는 PCR 검사나 신속항원검사를 기피하는 이른바 사이 오미크론 환자까지 나타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재택치료자가 200만 명을 가까이 되면서, 양성 판정을 받아도 신속하게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없다는 인식의 확산과 확진자들의 일주일 격리가 생계에 직격타가 되는 일부 자영업자의 경우 지난 16일부터는 가구당 24만 4천원이었던 자가 격리 생활비도 절반이하인 10만원으로 낮아져 증상이 있어도 일부러 검사를 기피하는 일까지 있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깝다.

앞서 정부는 연구기관 예측을 종합해 지난 12일부터 22일 사이에 유행이 정점을 지나고, 23일 이후에는 점차 감소세가 될 것으로 전망해왔다. 그러나 거리두기 완화 조치가 시행되고, 전파력이 더 높은 스텔스 오미크론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 정점 기간이 더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즉 오미크론 변이 중 스텔스 오미크론의 점유율이 증가하고,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로 확진을 인정하게 되면서 유행 정점까지 기간이 지연되고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그 정점이 언제인지는 오리무중(五里霧中)이다.

지금은 45일 후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는 정권교체기로 정부 부처 내에서 인수인계문제로 어수선할 수 있다. 그러나 국민의 생명과 관련된 일에 있어서는 혼란이 있어서는 안 된다. 방역 당국의 현명한 대처를 간절히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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