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저 도착 박근혜 "제가 못 이룬 꿈들, 이제 다른 이들의 몫"
사저 도착 박근혜 "제가 못 이룬 꿈들, 이제 다른 이들의 몫"
  • 승인 2022.03.24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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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구 달성군 사전에 도착해 대국민 담화문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오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구 달성군 사전에 도착해 대국민 담화문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 달성군 사저에 도착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24일 "정치적 고향이자 마음의 고향인 달성으로 돌아갈 날을 생각하며 견뎌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대구 달성군 유가읍 사저에 입주하며 "돌아보면 지난 5년의 시간은 저에게 무척 견디기 힘든 그런 시간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낮 12시 15분께 사저 앞에 도착한 그는 남자 어린이가 건네주는 꽃다발을 받고 아이와 두어 번 포옹을 나눴다.

박 전 대통령을 향해 한 시민이 던진 소주병이 바닥에 깨지며 행사가 일시 중단되기도 했으나 장내는 곧 정리됐다.

박 전 대통령은 "제가 많이 부족했고 실망을 드렸음에도 이렇게 많은 분이 오셔서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고 애써 웃어 보였다.

달성군에 사저를 마련하게 된 계기로 "사면이 결정된 후 달성 여러분들이 제가 달성에 오면 편안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돌봐드리겠다는 내용의 언론 기사를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제가 참 행복한 사람이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고도 전했다.

그는 "24년 전인 1998년 낯선 이곳 달성에 왔을 때, 처음부터 저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보듬어주신 분들이 바로 이곳의 여러분들"이라며 "지지와 격려에 힘입어 보궐선거에서 처음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연이어 지역구 4선 의원을 거쳐 대통령까지 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저도 이곳 달성군에서 많은 곳을 구석구석 다녔다"며 "달성군 흙 속에 저의 발자국도 분명 많이 남아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달성군 관내에 명칭들을 보면 이곳 유가, 구지, 다사, 하빈 같은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그런 이름들이 많이 있는데, 그런 만큼 저에게도 이곳은 특별한 느낌을 주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은 과거 선거 운동 때 "달성군의 공기가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선거 분위기 좋다는 그런 이야기라는 걸 (나중에) 알았다"며 "돌아갈 수만 있다면 그때로 다시 돌아갈 만큼 그 시절이 참으로 그립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대통령으로 있으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한다고 했지만 이루지 못한 많은 꿈이 있다"며 "제가 못 이룬 꿈들은 이제 또 다른 이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좋은 인재들이 저의 고향인 대구의 도약을 이루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저의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고 한다"라고도 했다.

박 전 대통령 발언이 끝난 직후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는 취재진에 "이곳 달성은 처음 정치를 시작하셨던 곳"이라며 "늘 마음의 고향으로 생각했던 곳이기에 (박 전) 대통령께서 이곳으로 정한 것"이라고 사저 선정의 의미를 부여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의 만남에 대해서는 "윤 당선인 측에서 방문한다는 이야기를 언론을 통해 말하긴 했으나 직접적으로 접한 적은 없다"며 "연락이 오면 그 문제는 제가 답할 건 아니고, (박 전) 대통령이 말씀하시면 언론에 알리겠다"고 밝혔다.

24일 오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구 달성군 사저에 도착해 대국민 담화문을 밝히던 중 갑자기 소주병이 날아들자 경호원들이 박 전 대통령을 에워싸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오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구 달성군 사저에 도착해 대국민 담화문을 밝히던 중 갑자기 소주병이 날아들자 경호원들이 박 전 대통령을 에워싸고 있다. 연합뉴스

 

박 전 대통령의 상태가 통원 치료가 가능한 정도라고 밝히면서도, 삼성서울병원 통원 문제 등에 대해서는 개인 정보로 답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징역 22년을 확정받고 수감 생활을 하다가, 지난해 12월 31일 0시 신년 특별사면으로 석방됐다.

지난해 11월 22일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온 그는 최근 통원 치료가 가능할 정도로 건강을 회복해 4개월 만인 이날 퇴원했다.

오전 8시 32분 병원 문을 나선 박 전 대통령은 1분가량 짧은 인사말을 한 뒤 곧바로 국립서울현충원으로 이동해 부친인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경례와 짧은 묵념으로 참배를 하며 약 8분가량 묘역에 머물렀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박 전 대통령의 사저를 직접 찾겠다며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5월 10일 열리는 대통령 취임식에도 박 전 대통령을 초청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윤 당선인은 2016년 탄핵 정국에서 최순실 특검 수사팀장을 맡았으며, 서울중앙지검장 당시 적폐 청산 수사를 진두지휘하며 박 전 대통령의 중형을 이끌어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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