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디자인 기행] 반려동물 아이디어 상품, 친구이자 연인이자 가족…반려동물의 마음을 읽어라
[일상 속 디자인 기행] 반려동물 아이디어 상품, 친구이자 연인이자 가족…반려동물의 마음을 읽어라
  • 류지희
  • 승인 2022.03.24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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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늘며 덩치 커진 펫시장
잇단 성장세에 업계 사업 다각화
여행패키지·건강·뷰티·장례까지
변화된 문화에 소비 행태도 변화
주인 아닌 강아지 마음에 들어야
광고 캐릭터도 반려견이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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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들의 패션업계가 다각화되면서 견주와 함께 커플룩 혹은 따로 멋을 낼 수 있는 기능성 패션상품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출처: unsplash

어릴적 시골에서 살던 때에 할머니집 마당에 묶여있던 하얀 백구를 기억한다. 그때 그 시절에 강아지는 주인이 먹다 남은 밥이나 포대 사료를 먹으며 집을 지키는 동물 쯤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집에서 기르는 강아지나 고양이와 같은 동물에 대한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다.

동물은 집안에서 기르는 게 아니라는 인식이 사라지고, 고양이는 요물이라 가까이 하면 안 되는 동물이라는 말도 무색해졌다. 한 공간에서 같이 생활하면서 즐거움을 주기 위해 기르는 동물이라는 뜻으로 ‘애완동물’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주인에게 먹이를 얻기 위해 갖은 재주와 애교를 부리며 사랑을 갈구하는 애완견의 모습에서 견주들은 정서적 안정감과 즐거움을 느끼곤 했다.

그러나 지금은 또 다르다. 주인과 동물의 관계를 너머 친구처럼 연인처럼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반려자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상호간에 심리적인 친밀감과 안정감을 나누는 교류의 관계, 즉 반려동물이라는 개념이 자리잡았다.

실제로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 중 하나가 반려동물에 대한 호칭이다. “엄마 회사 다녀올게”, “언니랑 같이 산책갈까?”, “우리아기 밥 먹었어?” 이제는 반려동물들은 이름처럼 함께 생활하고 늙어가는 한 가족으로 인식하고 대우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가끔 어떤 때에는 우습게도 반려동물들은 본인이 사람인냥 알고 행동하는 경우까지 종종 보게 된다.

1인가구가 늘어나고 삶이 팍팍해 결혼을 미루고 살아가는 미혼족들이 많아지면서 반려견들은 정서적 허기와 외로움을 채워주는 더없이 끈끈한 존재가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펫시장’이 점차 확산되고 커지면서 각 산업계에서는 ‘6조 펫시장’을 잡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는 추세이다. 강아지를 위한 호텔과 여행패키지는 물론 강아지의 건강과 뷰티, 장례문화까지 제대로 생겼다. 국내 반려동물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면서 관련 업계들이 사업다각화를 위해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심지어는 새로운 직군들까지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

필자 역시 창업컨설팅과 브랜딩통합솔루션을 진행하면서 디자인업계에서의 펫시장에 대한 확장성을 많이 채감하고 있다. 특히 정부지원사업이나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펫관련 제품을 시장출시하여 반응을 살피는 신생기업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강아지패션 브랜딩, 강아지 사료 패키지 상품을 개발하는 등 반려동물들의 삶의 질과 문화를 만들어가는 펫시장의 성장이 가속화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강아지에게 옷을 입히는 것 자체가 거북하고 낯 간지럽게 느껴졌던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강아지옷의 원단의 종류부터 기능성과 디자인 하나하나 꼼꼼하게 따져 골라입히는 시대가 되었다.

최근 와디즈펀딩에서 상세페이지제작을 진행드린 업체의 경우, 반려견의 옷을 직접 기획하고 디자인하여 편직 제작하는 브랜드였다. 사람에게 좋은 원단은 강아지들에게도 편안하고 기능적이며 예쁘다는 것이 브랜드 대표의 생각이다. 강아지 티셔츠 하나만 해도 여러 종류가 있다. 긴팔, 반팔은 물론 크롭티와 민소매까지있고 강아지의 활동성을 고려한 스판의 정도와 원단의 재질, 세탁방법 등이 상세하게 분류되어 있다. 이 마저도 민감하게 고르는 견주라면, 자식같은 강아지가 입을 옷을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바느질하여 직접 만들고 입히는 diy상품들도 준비되어 있다. 특별한 디자인, 특별한 추억을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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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시장이 확장되면서 펫제품 광고 및 강아지 모델들의 역할 비중이 커지고 있다. 출처: 유한양행 펫tv ‘유한양행 윌로펫’ 소프트송.

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들의 트렌드와 시장동향을 잘 알 수 있는 크라우드 펀딩내에서도 펫상품들은 인기 아이템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강아지와 관련된 아이디어 제품들은 펀딩 수익금이 모이면, 그 금액의 일부를 반려견과 유기견들에게 후원하는 방식으로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이루어지고 있다. 반려동물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더욱 확산되고 그 내부로부터 끈끈하게 펫시장의 선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지고 있으니 펫시장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확장되지 않을 수가 없다.

강아지의 체온을 유지해 주는 건강침대, 강아지 이유식, 여름철 벌레들로부터 강아지들의 피부를 보호해주는 기능성 모기퇴치복, 강아지 자동차 등 사람이 누리는 것들이라면 반려견들도 동일함 그 이상으로 누릴 수 있는 펫상품들이 어마무시하게 쏟아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펫시장과 관련한 브랜드 디자인과 패키지 디자인들도 그 퀄리티가 업그레이드될 수 밖에 없다.

강아지 푸드 브랜드의 패키지를 제작하는 데에도, 멋지고 건강한 강아지모델을 섭외하여 연출촬영을 진행하고 브랜드 스토리에 맞게 디자인 편집을 진행한다. 이제는 주인이 마음에 들어야 사주는 시대가 아니라, 내 강아지가 좋아해야 사주는 시대로 바뀌었다. 광고 콘텐츠 속의 주인공도 견주가 아니라, 반려견이 의인화되어 감정을 표현하고 스토리를 만들어 나가는 식으로 구성이 되고 있다.

그렇다보니 K뷰티 못지 않게 강아지들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펫뷰티시장도 활기를 띈다. 대구 동북로에는 대형 애견미용학원이 생겼다. (주)한국애견연맹과 (주)한국애견협회 자격증 준비과정과 함께 졸업 후 취업과 창업으로도 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실무위주의 디자인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이러한 펫시장의 급성장이 오버스럽고 유난스럽다고 느끼는 사람들의 반응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대중 문화의 힘과 그 문화를 향유하며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수요의 힘은 생각보다 더 막대하다. 디자인의 영역이 인류를 위한 디자인에서 소외된 제 3세계를 위한 디자인, 특별한 1%를 위한 디자인, 그리고 이제는 인간과 함께 하는 반려 동물들 위한 디자인까지 확장되고 있다. 앞으로 펫시장의 무한한 행보가 기대가 되면서도 그로 인한 디자인계에 어떠한 바람이 불지 궁금증을 모으고 있다.

 

류지희ㆍ디자이너·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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