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우 칼럼] 김재원·홍준표, 윤 당선인의 깐부는 누구?
[윤덕우 칼럼] 김재원·홍준표, 윤 당선인의 깐부는 누구?
  • 승인 2022.04.0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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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우 주필 겸 편집국장
깐부는 내편, 친한 친구, 짝꿍, 벗, 동반자 등을 뜻하는 은어 내지 속어다. 어린 시절 동네 친구들과 구슬치기나 딱지치기를 하면서 내편(동맹)을 맺을 때 자주 사용한 말이다. 오징어게임에서 오일남이 “우리는 깐부잖아, 기억 안 나? 우리 손가락 걸고 깐부 맺은 거. 깐부끼리는 네 거 내거가 없는 거야.” 인생을 살다보면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다. 대구시장 유력 출마자들 가운데 윤 당선인의 깐부는 누구일까.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달 23일 대구시청 기자실을 찾은 자리에서 “다음 대구시장 선거는 누가 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호흡을 맞출 것인지, 누가 윤 당선인의 깐부인지를 가리고 선택해야 지역 발전에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이날 “대구가 그동안 야도로 지내면서 극명하게 편을 가르는 정부 때문에 못한 일이 많다. 윤석열 정부 시대를 대구 성공 시대로 만들기 위해 당선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권 시장은 지난 30일 3선 불출마 선언을 공식 선언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도 “다음 대구시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호흡을 맞출 수 있어야 하고 이를 통해 대구 발전을 주도적으로 이끌 능력과 자질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우리는 깐부”라는 표현을 썼다. 윤 당선인은 지난해 10월10일 페이스북을 통해 “홍 선배님, 우리는 깐부 아닌가요?” 제하의 글을 올리고 “어제 ‘범죄 공동체’라는 표현까지 쓰며 저를 이재명 지사와 싸잡아 공격하셨던데 착잡하다. 좀 지나친 것 아닌가”라며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다. 홍준표 의원은 지난해 10월 9일 팔공산 동화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취재진과 만나 “여당의 주요 후보는 대장동 비리의 주범으로 지금 조사받아야 하고, 야당 주요 후보도 장모·부인·본인 전부 지금 조사를 해서 자칫 감옥에 가야 할 그런 범죄 공동체가 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래서 어떻게 대통령 선거를 치르려 할 수 있겠나. 이건 범죄 대선이 되는 것”이라며 “범죄자들끼리 붙는 대선이 그게 옳은 대선이냐”고 했다. 이전에도 윤석열 당선인에 대한 비판은 여권 유력주자였던 이재명에 대한 비판보다 더욱 날카로웠다. “본선 내보낼 사람 경선 과정서 발가벗겨야 한다면서…” 당시 홍 의원은 윤석열이 국민의힘 입당 전이기 때문에 내부총질이 아니라고 궁색한 변명도 했다. 그 비판은 대선 막바지까지도 계속됐다. 그렇기에 보수성향이 강한 대구시민들 사이에는 그의 행보가 정권교체의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을까하는 여론이 무성했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인물들 가운데는 드물게 종편 등 방송에 출연해 말 잘하는 좌파 패널들을 상대로 당당하게 보수입장을 대변해온 인물이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른바 ‘윤석열 X파일’ 논란이 불거지면서 당시 윤 전 검찰총장을 향해 “의혹을 해명하라”는 요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윤 전 총장 방어에 나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당시 X파일 논란과 관련해 “윤 전 총장은 우리 후보”라며 “당 차원에서 보호해야 한다”고 했다. 월간조선 금년 4월호는 ‘윤석열 시대를 이끌 50명은 누구인가? ‘윤석열 시대’ 사람들·정치인에 김재원을 올렸다. 월간조선은 그를 이렇게 소개했다. 2021년 3월 11일, 박근혜 정권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소셜미디어에 쓴 글이 화제가 됐다. 친박(親朴) 핵심으로 분류됐던 김 전 최고위원은 ”이길 수만 있다면 윤석열이 괴물이면 어떻고 악마면 어떤가“라며 ”차라리 윤석열이라도 안고 가서 이 정권을 끝내야 한다“고 썼다. 그는 “정치는 선택의 연속, 선택은 정치인의 몫”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전 최고위원은 윤석열 당선인에 대해 “윤석열이 악마로 보였을 수는 있지만, 그 악마의 손을 잡고 어둠을 헤쳐낼 희망이 보이니 그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했다. 대선 과정에서 김 전 최고위원은 돋보이는 활약을 했다. 윤석열 당선인에게 쏟아지는 공격에 대한 방패막이 역할을 했다. 대구 중·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포기하기도 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당시 “정권 교체의 대의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일이라면 그 어떤 일이라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었다. 그런 탓인지 김 전 최고위원은 인수위원회 상임자문위원에 임명됐다. 홍준표 의원의 높은 인지도냐 윤 당선인의 ‘깐부’냐, 대구시민들의 선택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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