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칼럼] 실패하지 않았다고 해서 성공한 정책은 아니다
[수요칼럼] 실패하지 않았다고 해서 성공한 정책은 아니다
  • 승인 2022.04.05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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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원 ㈜데씨제 대표·인간공학박사
얼마 전 국내 코로나 확진자 수가 크게 늘어 정부의 방역정책 실패라는 비판에 김부겸 국무총리는 “국민들을 모욕하는 말”이라며 강하게 반박한 일이 있었다. 그리고 오히려 사망률이 다른 나라의 10분의 1 수준이라는 점, 경제가 멈추거나 사회가 한 번도 봉쇄된 적이 없다는 점 등을 들어 결코 K-방역이 실패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였다. 어쨌든 코로나 팬데믹 상황은 아직도 진행 중이기에 실패냐 실패가 아니냐를 따지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고, 여전히 온 국민과 정부가 힘을 합쳐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상황에서 소모적인 논쟁과 판단은 잠시 미루어두어도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고민해 봐야 할 것이 있다. 그건 바로 성공과 실패를 바라보는 시각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성공과 실패 같은 결과를 과정보다 더 강하게 집착하는 경우가 많다. 이건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과정과 결과가 모두 좋으면 금상첨화겠지만, 과정이 결과의 절대적인 원인이 아니기 때문에 때로는 아무리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더라도 결과가 좋지 않으면, 그 과정도 폄하되고 왜곡되는 경우가 있기 마련이다.

정부 정책만 봐도 그렇다. 국민들을 위한 선한 취지와 각계의 전문가들이 협력하여 새로운 정책을 만들어도 좋은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개인적으로는 매우 빈번하다고 생각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정부 정책은 다수의 다양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적용되고, 또한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지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변수와 예외적 상황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즉 모든 일에 실패의 가능성이 존재한다면, 정부 정책은 실패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봐야 할 것이다. 따라서 정책을 계획하고 실행할 때 실패 가능성에 초점을 두는 것은 별로 현명하지 못한 태도이다. 중요한 것은 실패 그 자체가 아니라 실패를 받아들이는 자세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듯이, 실패를 통해 우리는 성장하고 발전할 수도 있다. 반대로 실패가 없다면 배울 것도 없고, 더 나아갈 동력도 얻지 못한다.

그러나 내 기억으로 정책과 관련해서 정부 스스로 실패했다는 인정을 거의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마치 정책적인 실패가 없었던 것처럼 말이다. 앞서 언급한 코로나 방역 정책도 예외가 아니다. K-방역을 통해 얻은 성과도 있지만, 분명히 과오도 있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인정하고 바로 잡아 나가려는 노력들이다. 그러한 인정과 노력들이 국민의 행복을 증진시키고, 대한민국을 발전시킬 수 있는 동력이 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정책의 궁극적인 목적이며, 성공적인 정책이라 할 수 있다.

실패하지 않는다는 것이 성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정책이 실패하지 않았다고 해서 정책의 궁극적인 목적을 성공적으로 이루었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성공을 위해서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가 필요하다. 우리 사회의 분위기가 실패에 대해 관용성이 적다고 하더라도 더 큰 용기로 극복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떠한 정책도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만일 성공이 목적이 아니라 실패하지 않는 것이 목적이라면 무리하게 도전적인 정책을 펼치지 않으면 된다. 항상 달성 가능하고 쉬운 것만 하면 실패하지 않을 수 있다. 내가 볼 때 가장 쉬운 정책은 돈으로 해결하는 것이다. 여건이 된다면 재정을 지원해 주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것은 너무나도 쉬운 일이다. 그리고 국민들이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되거나, 미래를 위해 국민들의 고통을 희생해야 하는 난이도가 높은 사안들은 건드리지 않으면 된다. 그러면 절대로 실패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결코 성공도 없다. 성공과 실패는 마치 행복과 불행과의 관계와 유사하다. 행복해지기 위한 삶과 불행하지 않기 위한 삶은 질적으로 다르다. 불행하지 않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다.

이제 5월이면 새로운 윤석열 정부가 출범을 한다. 윤석열 정부가 자신들의 공약들과 정책들을 어떤 방식으로 실행해 나갈지 기대도 되고 우려도 된다. 성공적인 정책 실현을 위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며 나아갈지, 아니면 정책을 실패하지 않기 위해 노력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개인적으로는 실패가 없는 정책보다는 실패를 인정하는 정부를 보고 싶다. 정책의 실패가 반드시 정부의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하나의 정책이 실패하더라도 겸허하게 인정하고, 원인을 분석하여 다시 나아간다면 적어도 동일한 실패는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러한 실패 속에 성공하는 정책들이 더 많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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