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복지논단] 새 정부는 ‘지속가능한 복지’를 구현해야
[대구복지논단] 새 정부는 ‘지속가능한 복지’를 구현해야
  • 승인 2022.04.05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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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종호 달서구사회복지협의회장 월성종합사회복지관장
다음 달 10일이면 새 정부가 출범한다. 새 정부는 무엇보다 ‘지속가능한 복지’를 구현하여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포용적 복지’라는 이름으로 복지대상과 그 수혜의 폭을 대폭 확대해 왔다. 복지의 확대 자체를 탓하긴 어렵다. 그러나 그 총량과 증가속도가 과연 적정한 것인가는 다른 문제다.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5년간 나랏빚이 450조원 가까이 증가했다고 한다. 박근혜 정부 170조원, 이명박 정부 180조원과는 차원이 다른 규모다. 비슷한 이념 성향이었던 노무현 정부도 143조원 남짓한 정도였다. 물론 좌파 성향의 경제학자들의 주장처럼 이전 정부들이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재정운용을 하였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5년 내내 재정운용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국가채무의 증가속도가 과도하다는 재정당국자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확장적 재정정책을 선택하였고 그 결과 2022년 예산기준 국가부채는 1천64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50%에 이르게 되었다. 한마디로 임기 5년 동안 쓰고 싶은대로 마음껏 썼다는 말이다. 복지 수준을 높여 박수와 환호를 받기는 쉽다. 앞뒤 잴 것 없이 성장의 과실을 그때그때 나누고 소비해 버리면 된다. 그래도 부족하면 빚을 내면 그만이다. 말이 안 될 것 같지만 실제로 그렇게 한 나라들이 있었고 그런 나라들은 결국 재앙적 수준의 경제위기를 맞았다. 지속 불가능한 포퓰리즘의 결과다.

큰 폭으로 증가한 국가부채를 두고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핑계로 삼을 수 있다. 하지만 개인이든 나라든 빚은 빚일 뿐이다. 언젠가는 갚아야 되고 누군가에겐 부담으로 남게 된다. 빚을 내서 뭘 했는지도 문제다. 미래를 위한 투자일 수도 있고 현재를 위한 소비일 수도 있다. 과거 국내자본이 부족할 때 어렵게 들여온 외채는 도로와 항만 등 국가 기반시설에 투자됐다. 전적으로 미래세대를 위한 투자였다. 그 과실을 지금 세대가 누린다. 지금은 국내자본도 충분하고 국가신용도도 높아 나랏빚을 조달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그 사용처에 대해서는 특별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문재인 정부 5년간 국가예산이 2017년 400.5조원에서 2022년 607.7조원으로 50%가 늘어난 반면 이 기간 동안 사회복지분야 예산은 119조원에서 195조원으로 64% 증가하였다. 이것은 사회복지분야에 대한 자원투입이 다른 분야보다 우선하였다는 사실을 말한다. 국가부채와 복지예산의 상대적 증가속도를 감안하면 결국 지난 5년간 빚을 내서 복지수준을 올렸다는 것 밖에 안된다.

물론 정부의 이념적 성향과 국민적 요구수준에 따라 사회복지분야에 대한 자원투입 총량에 대한 견해가 다를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것의 증가 속도와 방향에 대해서는 깊이 고민해야 한다. 빚으로 늘린 복지가 아니라 하겠지만 주머니돈과 쌈짓돈은 다르지 않다. 빚으로 누리는 복지가 언제까지나 지속될 수는 없다.

우리 사회는 ‘중부담 중복지’사회에서 ‘고부담 고복지’사회로 이행하고 있는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부담에 대한 국민적 합의 수준은 매우 낮다. 그렇다고 고복지에 대한 요구가 낮은 것도 아니다. 세금부담 없이 복지수준을 올리겠다고 뻥을 쳤던 정치권의 허세 탓이다. 그러다 보니 가장 쉬운 게 빚을 내는 거다. 빚은 미래세대의 몫을 가불해 쓰는 것이다. 가정으로 치면 참으로 못된 가장이나 하는 짓이고 그런 가정은 반드시 망한다.

새 정부는 지속가능한 복지를 위해 복지총량을 조절해야 한다. 선거를 치를 때마다 복지에 대한 국민의 기대수준은 높아졌고 한 번 높아진 기대는 되돌리기 어렵다. 정권에 대한 지지와 환호, 차기 선거에 대한 유혹도 복지정책의 완급조절을 어렵게 할 것이다. 하지만 힘들어도 반드시 해야하는 과제다. 새 정부는 선거과정에서 보편적 복지보다는 취약계층에 집중하는 선택적 복지를 하겠다고 했다. 무분별한 현금복지 대신 서비스복지를 늘리겠다고도 했다. 이 공약들에 담긴 함의를 ‘지속가능한 복지’로 이해하고 싶다. 필요한 곳에 선택적으로 복지급여를 제공하게 되면 복지자원의 효율성과 소득재분배효과를 동시에 높일 수 있다. 서비스급여의 확대 또한 사회서비스산업의 성장과 시장기능을 통한 복지총량 증가를 기대할 수 있는 방안이다.

복지정책은 국민이 가장 쉽게 피부로 느끼는 정책이다. 그 결과물은 현 세대만이 아니라 미래세대의 삶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그런 만큼 새 정부는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지속가능한 복지정책을 펴야 한다. 성장의 속도에 맞게 또 성장잠재력을 잠식하지 않으면서 조심스럽게 복지자원의 공급총량을 조절해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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