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칼럼] 이제 터널의 끝자락에 온 것 같은데…
[목요칼럼] 이제 터널의 끝자락에 온 것 같은데…
  • 승인 2022.04.06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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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형 객원논설위원·행정학 박사

지난 5일 문재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오미크론이 정점을 지나고 감소세가 3주째 이어지며 일상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하면서 "정부는 고위험군 관리에 집중하면서 방역과 의료체계를 일상적인 대응체계로 개편하는 등 일상회복을 질서 있게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방역패스의 폐지 등 정부가 지속적으로 방역지침을 완화하는 가운데 스텔스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되면서 국민 5명중의 1명이 감염되는 등 확진자가 폭증함에 따라 사회 일각에서는 정부가 위중증 환자를 제외하고는 감염자 관리를 포기했다며 각자도생(各自圖生)을 도모해야 한다는 등 K-방역에 대한 회의론이 팽배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은 "최근 오미크론이 크게 확산되는 기간에도 줄곧 안정적 의료체계를 유지하며 위중증과 치명률이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어, 국제사회에서도 한국이 코로나를 풍토병 수준으로 낮추는 선도국가가 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우리의 일상회복을 주목하고 있다"고 하였다. 또 김부겸 국무총리는 "K-방역이 실패했다고 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모욕이고 용납할 수 없다"고 하는 한편, 지난 1일 월스트리트저널이 "한국이 세계 최초로 엔데믹(endemic?풍토병)으로 이행하는 국가가 될 수 있다"고 한 전망과 그 맥을 같이하여 "우리나라가 엔데믹으로 전환하는 세계 첫 번째 국가가 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아직 하루 확진자가 20만 명을 넘나들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간절히 원하는 바램이지만 선뜻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

지난 3월 17일 62만 명을 정점으로 완만한 감소세를 보여주고 있는 감염자의 폭증현상을 방역당국은 외국의 경우 오미크론형의 유행이 끝난 다음에 스텔스 오미크론이 유행한 것과는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두 종류의 변이가 동시에 유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지난 2월부터 세 차례 조정을 거쳐 방역 수준을 완화해 온 정부는 향후 2주간 유행 감소세가 지속될 경우 오는 18일 이후에는 거리두기 전면 해제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한다. 가뭄에 단비 온 듯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즉 지난 3월 18일 사적 모임 인원제한을 6명에서 8명으로, 다시 지난 4일에는 10명으로 확대하는 한편, 밤 11시까지인 식당 등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도 밤 12시까지로 연장하였다. 이는 사실상 사적 모임 인원제한 조치의 마지막 단계로 볼 수 있다. 물론 이런 완화조치는 오는 17일까지 2주간 신규 확진자의 추세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강력한 전파력으로 인해 우세종이된 스텔스 오미크론 이후 방역 상황을 좌우할 최대 변수로 꼽히는 것은 '또 다른 변이'의 출현이다. 이러한 우려는 벌써 나타나고 있다. 바로 해외에서 잇따라 발견되고 있는 델타와 오미크론이 결합한 델타크론과 오미크론과 스텔스 오미크론의 재조합 변이인 XE변이가 그것이다. 특히 XE변이의 경우 오미크론 보다 전파력이 30% 높다는 스텔스 오미크론 보다도 전파력이 10% 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아직 국내에서는 검출된 사례는 없다고 하나 하늘길이 열리고 있는 현재 상황을 감안할 때 언제 국내로 상륙할지 알 수 없다. 질병관리청은 "신종 변이에 대한 경계는 필요하지만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밝히고 있으며, 방역전문가들도 XE 변이가 국내에 유입된다고 할지라도, 기존 오미크론 변이의 하위 범주이기 때문에 델타, 오미크론 변이가 처음 유입될 때처럼 확산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즉 오미크론이나 스텔스 오미크론과 비슷한 성격을 띨 것이기 때문에 재감염률 또한 높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제발 그러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만 2년 2개월여 동안 진행된 코로나19 사태를 돌아볼 때 또 다른 변이 출현은 거의 정해진 수순이라고 보고 있다. 즉 시초인 우한부터 알파, 베타, 델타, 오미크론 등 전 세계적 유행을 일으킬 정도의 변이가 2년 동안 5번 생겨 최소 6개월에 한 번씩은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나왔다며, 이런 추세라면 오는 5~6월에 전혀 다른 새로운 변이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새 변이가 나오더라도 독성은 강하지 않으리란 추측에 대해 희망사항일 뿐이라며 알파·베타 다음의 델타는 치명률이 오히려 더 올라갔다며 오미크론 다음에 나오는 바이러스가 치명률이 더 낮아진다고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고 하고 있다. 심지어 오미크론을 대체해 팬데믹(pandemic)을 이끌 새 변이가 실제로 나올 경우, 그 진원지는 우리가 될 수도 있다는 끔찍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그저 기우(杞憂)이기만을 바랄 따름이다.

현재 정부는 코로나 19의 1급 감염병 하향, 백신 4차 접종과 가을·겨울철 재유행 가능성에 대비한 계획 등등 포스트 오미크론 대응체계를 수립 중이라고 한다. 제발 국민들의 입에서 각자도생이란 말이 나오지 않게 하는 대책이기를 희망한다.

지난 주말 조금 완화된 방역지침에 편승하여 전국적으로 일어난 상춘인파는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일상 회복을 원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따라서 앞으로 2주간 완화된 방역지침과 봄놀이 이후의 환자발생추이는 다시 거리두기의 강화로 가느냐 아니면 일상회복으로 가느냐의 갈림길이 될 것이다.

이제 한 달 후면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다. 새로운 정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코로나19에 지친 국민들을 위로하고 붕괴상태에 빠진 의료체계를 정비하여 또 다른 위험에 대비하는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오늘이 지난 2년 3개월간의 긴 터널의 끝자락이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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