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교육감 선거
[대구논단] 교육감 선거
  • 승인 2022.04.0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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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학교 명예교수, 지방자치연구소장
6월1일, 지방선거가 있다. 지역민들은 지방선거라고 하면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의원 선거를 연상한다. 같은 날 시행되는 교육감 선거는 잊고 있거나 선거 당일 별 의미 없이 의례적으로 투표를 하는 것이 버릇처럼 되었다. 교육감 선거에 정당이 후보자를 추천하지 못하게 되어 있으므로 주민들은 어떤 인물이 출마했는지 모를 뿐 아니라 심지어 그런 선거가 있는지도 모르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그래서 교육감 선거를 깜깜이 선거라고 하는 것이다. 정당공천이 없으니 선거운동도 하는 것 같지 않고 조용하기만 하다. 본래 교육에 관련된 사무는 지방자치단체의 사무에 속했다. 그러나 지방자치 발전과 더불어 교육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지방자치단체의 교육·과학·기술·체육 그 밖의 학예에 관한 사무를 분장하기 위하여 지방자치법 135조에서 별도의 기관을 둘 수 있게 하고 그 기관의 조직과 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따로 법률로 정하게 하였다. 이른바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이다. 지방교육의 집행기관은 교육감이다. 교육자치라고 하지만 집행기관을 견제하는 의회는 따로 없고 그 역할은 지방자치단체의 지방의회에서 소극적으로 관장하고 있을 뿐이다. 교육행정에 관한 사무를 독립적으로 집행하는 시·도교육감은 교육행정의 시·도지사라고 이해할 수 있다.

교육감 선거에는 왜 정당공천을 해서는 안 될까, 다른 합당한 대안이 없을까 고심해 본 적이 있다. 교육은 정치에 매여서는 안된다는 말을 하는 이들도 있다. 과연 교육 분야에는 정치의 영향이 미치지 않고 있을까.

교육감 선거 때마다 불거지고 있는 것은 진보와 보수라는 명제다. 진보와 보수는 한국정치의 오래된 편 갈림에서 비롯되었다. 이념적인 면을 떠나 진보는 좌 성향에 가깝다는 말을 많이 한다. 교육감 선거에 정당이 관여하지 못하게 되어 있지만 보수는 우파, 진보는 좌파로 분류된다. 지금까지의 사례를 보면 시·도교육감 선거에서 조직적·정치적으로 영향을 미친 측은 진보세력이었다. 표면상 정당이 관여하지는 않지만 진보정당은 시나브로 정당의 이념을 구현하기 위해 암묵적으로 선거에 관여하는 일이 비일비재 하였다. 진보 측 후보자에게는 전교조가 선거운동의 큰 자산이다. 진보 시·도 교육감과 중·고교를 비롯한 교육청 산하 기관에서 근무하는 전교조 구성원들은 이념의 한 통속으로 거래를 하는 것이 당연시 되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교육감은 정치와 관련 없는 기관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국민들 누구도 교육감은 정치적 중립의 위치에 있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교육감 선거에서 버젓이 진보와 보수가 편을 갈라 경쟁하는 것은 헌법 제31조4항에서 말하는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과는 이율배반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국가교육의 수장인 교육부장관도 정치행정가요, 광역·기초자치단체장, 광역·기초의회의원 모두가 정당의 공천을 받아 지방선거 후보자로 나온다. 교육이 정치와 완전 중립성을 갖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다. 여러 정황으로 봐서 국민들의 의식 속에서도 진보와 보수 교육감이 여당 야당 또는 좌우 진영의 어느 한쪽이라고 생각지 않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주민이 보수성향의 시·도지사에게 투표를 했는데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성향의 후보자가 당선되는 것을 보면서 회의를 느끼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뭔가 앞뒤가 맞지 않고 불합리한 선거제도가 아닌가 의아심을 갖는 이도 있을지도 모른다.

이제는 분명히 해야 한다. 교육감 선거는 정당이 공천하지 않는다는 허황한 논리로 얼렁뚱당 국민들을 현혹할 것이 아니라 현실정치와 교육행정에 맞는 합당한 제도로 재편성해야 한다. 예를 들면 교육감도 정당공천으로 후보자를 내거나 시·도지사와 러닝메이트로 선출하거나 급기야는 지방자치와 지방교육자치를 통합하여 민선 시·도지사가 교육전문가 중에서 시·도의회의 동의를 얻어 임명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시·도 교육청의 재정은 지방자치단체에서 많은 부담을 하는 실정도 고려되어야 한다.

특히 학생 수가 줄어들고 폐교가 늘어나는 추세에 지방 실정을 도외시하면서 교육자치법이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비합리적이고 현실을 무시하는 정치행정이다. 지방선거가 거듭되면서 모든 지방자치단체는 선거직 단체장의 적극 행정으로 지방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 교육자치행정도 머뭇거림 없이 세상 변화에 맞춰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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