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4·3 추념식과 4·19혁명 기념식
[대구논단] 4·3 추념식과 4·19혁명 기념식
  • 승인 2022.04.11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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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열 대기자, 전북대 초빙교수
어느 나라에나 기념해야 할 특별한 날이 있기 마련이다. 세계적으로 모든 나라들이 함께 기념하거나 추모해야 할 날을 굳이 꼽으라면 부처님 오신 날이나 크리스마스 정도 아니겠나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 외에도 유엔에서 제정한 기후나 환경 등의 날이 있어 정부차원의 기념을 하는 수가 있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은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게 정해진 기념일은 국경일이다. 나라에 경사가 난 날이어서 국경일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광복절 삼일절 개천절 한글날이 4대 국경일로 지정되어 있다. 그 다음이 국가기념일이다. 국무회의에서 대통령령으로 결정되는데 현재 20여개의 국가기념일이 존재한다. 4월에 들어서면 맨 처음 4월3일은 제주4·3추념식이 열린다. 해방직후 제주도에서 일어난 빨치산 반란을 토벌하는 군경이 아무 죄도 없는 민간인을 다수 살상했다고 해서 오랜 세월 정부를 상대로 유가족의 항의가 지속되었는데 이를 받아드려 특별법 제정으로 4·3추념식이 거행되는 것이다. 금년에는 윤석열 대통령당선인이 참석하여 추모사를 했기 때문에 많은 관심을 받았다. 윤당선인은 후보시절 다시 오겠다고 약속한 사항을 확실히 지킨 셈이다.

이제 4월19일이 돌아온다. 4·19는 누구나 잊지 않고 기억한다. 벌써 62년이 흘렀지만 그 날의 참담했던 실정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요즘 러시아의 침공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지만 4·19혁명은 그에 못지않게 화제의 중심에 올랐다. 왜냐하면 어디 붙어있는지도 모르는 나라가 나이어린 학생들이 앞장서 독재자에 대항하여 혁명을 일으켰다는 사실은 세계민의 관심이 집중되고도 남음이 있었다. 세계의 여론을 주도하던 런던타임스는 4·19가 일어나기 직전에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찾는다는 것은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을 찾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다”라고 혹평할 정도로 아예 멸시하고 있을 때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당시 국민소득 70달러대의 세계 최빈국으로 6·25전쟁의 참화에서 채 벗어나지 못했을 때였다. 게다가 국부를 자처하던 이승만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남용하여 야당을 탄압하고 언론에 재갈을 물렸다. 정치파동을 일으키고 삼선개헌과 사사오입개헌 등 맘 내키는 대로 권력을 휘둘렀다. 설상가상으로 신익희와 조병옥 두 사람의 야당 대통령후보는 4년차를 두고 대선 직전에 병으로 별세하는 통에 국민은 희망을 잃어버리고 “못살겠다 갈아보자”는 절체절명의 구호를 내세워 자유당정권에 저항했다.

이승만은 고령으로 이기붕을 후계자로 지명하였는데 그 역시 병골(病骨)로 국민의 신망이 없기는 매한가지였다. 그들은 부정선거로 영구집권을 꾀하기 위해서 3·15대선을 관권 금권 병권으로 꽁꽁 묶었다. 이에 항의하는 마산시민을 경찰의 총칼로 처단했다. 더구나 김주열의 시신이 최루탄이 눈에 박힌 채 마산 앞바다에 떠오르자 마산시민이 다시 봉기했고 전 국민들이 이에 호응한 것이 4·19혁명으로 이어진 것이다. 186명이 희생되고 6천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대학교수 데모가 터지면서 더 이상 지탱할 수 없었던 이승만은 하야하고 이기붕일가는 권총자살로 끝을 맺었다. 민주당이 뒤를 이으며 내각책임제로 개헌 한 후 장면이 총리로 대권을 거머쥐었으나 무능하여 박정희쿠데타에 정권을 빼앗겼다. 4·19혁명은 군사정권 하에서 의거로 전락하고 빛을 잃었으나 민주화를 이룬 후 국립 4·19민주묘지에서 기념식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대선 때 윤석열당선인은 11월9일 후보 자격으로 4·19묘지를 공식 참배한 후 이기택총재 묘소를 찾았다.

윤석열은 이 자리에서 “이기택총재가 남기신 민주주의를 지켜내는데 심혈을 기우리겠다. 이번 선거에서 부정과 부패로 가득 찬 문재인정권을 교체하라는 것이 이총재의 뜻일 것이다. 선거에서 승리한 후 4·19묘지를 다시 찾겠다”고 확언했다. 그 뒤 이재명후보 측에서도 4·19묘지를 참배하겠다고 날짜와 시간까지 통보해 왔으나 바쁜 일정 때문에 변경한다는 뜻을 전한 후 선거가 끝날 때까지 연락이 없었다. 금년 4·19는 62주년이다. 윤석열당선인은 4·19혁명 이후 출생자다. 금년 기념식에는 반드시 참석하여 후보시절 스치고 지나갔던 유영(遺影)봉안소도 참배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 4·19묘지는 국립으로 민주주의를 지키는 첨병이었던 혁명가의 무덤이기 때문에 대통령은 반드시 기념식에 참석하는 게 옳다. 4·3추념식에 참석한 윤당선인이 4·19기념식에 참석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럽다. 더구나 후보시절 다시 찾을 것을 약속했기에 반드시 이를 지킬 것으로 믿는다. 5월10일 취임 후에도 민주화운동의 효시인 4·19혁명을 기억한다는 것은 대통령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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