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칼럼] 시민의 정거장, 대구P.E.N 대표문인 글 ·그림전
[화요칼럼] 시민의 정거장, 대구P.E.N 대표문인 글 ·그림전
  • 승인 2022.04.1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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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홍란 시인·문학박사
“하루하루 사는 게 힘들고 괴롭더라도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거나 자책하지 마라.” -앵거스 플레처



스토리 연구를 위한 세계 최고의 학술 싱크탱크인 ‘프로젝트 내러티브’ 소속 교수로 알려진 앵거스 플레처는 ‘신경 과학’과 ‘문학’에서 복수 학위를 받은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최근 그는 저서 『우리는 지금 문학이 필요하다』에서 ‘문학작품에 숨겨진 25가지 발명품’이란 부제를 달고 우리에게 물음을 던진다. 문학작품이 어떻게 발명품이 되고, 이것이 우리의 일상과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인지를.

‘신경 과학’ 분야에 오랜 관심을 두었던 그는 특히 좌뇌 연구에서 얻은 결과를 기록한다. ‘인간의 건강에 진짜로 위험한 것은 낙관론이 아니라 비관론’이다. ‘행운은 수없이 많은 신데렐라를 정말 탄생’시키고 있다. 그러니 ‘하루하루 사는 게 힘들고 괴롭더라도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거나 자책하지 마라’. 그 대신, 이 지구라는 ‘행성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체의 역사를 보고 기억하라’. 어느 날 당신에게도 ‘행운이 하늘에서 뚝 떨어질 수 있음을. 내일의 신데렐라는 바로 너와 나일 수 있’다는 기대를 선물한다. 앵거스 플레처의 이론을 이끌어가는 주역인 ‘문학’ 즉 문학작품은 그것이 어떤 형태인지에 따라 우리의 뇌에 다양한 영향을 끼친다. 이를 통해 우리의 뇌는, 그로 인한 마음가짐이 바꿔 놓는 치유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앵거스 플레처의 ‘우리는 지금 문학이 필요하다’를 되뇌면서 며칠 전 도시철도 2호선 범어역 아트스트리트에서 만난 글·그림전을 다시 생각한다. ‘대구시민과 함께 하는 대구P.E.N 대표문인 글 ·그림전’은, ‘문학의 향기, 마음과 세상을 치유하다’는 부제가 있었다. ‘대구P.E.N’은 ‘국제P.E.N한국본부 대구지역위원회’의 약칭이다. ‘국제P.E.N(International Association of poets, Essayists and Novelists)’에서 ‘P.E.N.’은 시인, 수필가, 극작가, 평론, 소설가, 편집자 등을 뜻하는 영어의 첫머리 글자에서 따온 것이다.

국제 P.E.N.은 제1차 세계대전 후 영국의 여류작가인 스콧 여사가 비참한 전쟁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문필가의 국제적 유대와 상호이해를 깊게 할 필요가 있다고 제창하여 1921년에 설립되었다. 우리나라는 1954년 10월에 국제 P.E.N. 한국본부를 창립 이후 빠짐없이 연차대회에 대표를 파견하는 등 꾸준한 활동을 계속해오고 있다.이번 ‘대구P.E.N 대표문인 글 ·그림전’에는 대구지역에서 문필 활동을 하는 시인, 수필가, 소설가, 아동문학가, 평론가, 펀집자 등의 작품이 시민들에게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가고,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글 ·그림으로 제작되어 전시되었고, 독자들이 새겨 읽을 수 있도록 작품집 『문학의 향기, 마음과 세상을 치유하다』 발간하여 소장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었다.

글 ·그림전이 열리는 ‘범어역 아트스트리트’는 주최 측의 행사 취지이기도 한 ‘시민과 함께’라는 의미에 부합되는 정거장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음도 신선한 발상이었다. 일반적으로 정거장, 즉 플랫폼(platform)이라면 제일 먼저 기차역을, 사람들이 이동수단을 쉽게 타고 내릴 수 있도록 평평하게 만든 장소로 쓰였다. 그러나 지금은 많은 사람이 쉽게 이용하거나 어떠한 목적으로 사용된다는 특징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프레임 워크의 일종. 구조(architecture), 운영 체제(Operating System), 프로그래밍 언어, 그리고 관련 런타임 라이브러리 또는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 Graphic User Interface) 등을 포함할 뿐 아니라, 공간을 넘어, 정치 경제, 문화 예술 등 환경을 구축하여 새로운 가치와 혜택을 제공해줄 수 있는 시스템으로의 전환이다. 그 변화의 전반과 저변에는 인문학 플랫폼이 존재한다. 인간은 불안정한 세계정세 속에서 휘둘리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다. 문학의 힘이 불안정한 영혼을 위해 작은 사랑과 용기의 발명품을 발견하는 눈이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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