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논단] 해리포터 마법학교 개교
[교육논단] 해리포터 마법학교 개교
  • 승인 2022.04.14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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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견숙 대구영선초 교사·교육학 박사
지난 3월, 경기도에서는 ‘해리포터학교’가 개교하였다. 진짜 이름은 ‘신나는학교’다. ‘해리포터 학교’는 기숙형 중·고 통합 운영 학교인 ‘신나는학교’가 처음 계획되었을 때의 이름이다. 21년 처음 해리포터학교 계획이 발표되고부터 언제 개교하려나, 궁금했다.

‘신나는학교’는 이름만 특이한 게 아니다. 이 학교는 대안학교이자 공립 학력인정학교이며 무학년, 무학급 수업을 직접 만들어간다. 중학생, 고등학생이 6년 동안 같이 공부를 하는 거다. 7학년, 8학년, 9학년 등으로 학년이 올라간다. 재학생이 원하면 언제든 일반학교로 전학도 가능하다. 학급이 없고 성적표에 학업이 매겨지지도 않는다. 다른 역량, 다른 연령의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 스스로 선택하고, 그것을 수업에서 운영한다는 거다. 최종 30명의 학생들이 올 해 서류심사, 심층면접, 팀 프로젝트 등 3:1의 경쟁률을 통해 선발되었다. 심지어 아직 정식 학교 건물이 완공되지 않아, 건물을 빌려 쓰는 입장인데도 이 정도 경쟁이 붙었다.

이곳의 학생들은 스스로 교육과정을 만들어가고, 그 교육과정을 실천한다. 그 실천의 과정에서 교사의 안내와 협조로 마을의 공동자원을 활용할 수도 있다. 그리고 학생이 고민했던 교육과정을 마칠 즈음 하여 프로젝트에 대하여 발표하게 된다. ‘인류의 지혜’, ‘내 삶의 나침반’, ‘영어 만화’, ‘자연의 법칙’, ‘자치’, ‘인간관계와 리더십’ 등은 이 곳에서 이루어지는 시간표 이름이다. 대학과 같은 주제별 이름이다. 학생들은 공부하고 싶은 주제를 제안하고 그런 수업들은 국어, 영어, 수학, 과학 같은 정규 과목과 함께 운영된다. 학생과 교사 비율은 3:2며, 교사의 호칭도 없고 가이드, 코치의 역할을 한단다. 교사가 학생의 관심에 유연하게 반응할 수 있다. 신나는학교의 설명만 들어도 꿈같은, 상상 속의 미래학교가 실현된 기분이다.

기존의 학교교육과는 다른 교육을 추구하는 대안학교는 말 그래도 대안적 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기존에는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하였던 학교 밖 학생, 부적응, 위기 등에 처한 학생들이 주로 찾았다면, 이제 대안학교는 다양한 이유를 가진 학생들이 공존한다.

그러다 최근은 코로나 일상으로 인하여 생활 전반에 대한 적응 부족 문제를 겪는 학생들이 늘어났다고 한다. 이러한 위기 학생의 증가로 위기의 학생들을 위한 대책 마련에 전국적으로 고민이 깊다. 사실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다. = 위기’라는 말 자체에서 우리의 고정관념을 돌아볼 필요는 있지만, 여튼 대구시교육청의 경우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도와줄 수 있는 학교 내 대안교실을 초등학교만해도 28곳에 운영한다. 다시 학교생활을 해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는 거다. 위기학생을 돕기 위한 방안으로 대안교육이 자리 잡고 있다. 올해부터는 특히 사후약방문과 같은 문제 처리형의 위기학생 관리가 아닌, 위기 학생이 나오지 않게끔 미리 사전에 예방하는 방식으로 정책 방향을 변경하여 운영한다. 이를 위해서 인성·생활교육, 상담, 복지·학부모교육, 대안교육의 각 영역이 역할을 유기적으로 맡고 있다.

학교의 관계자가 협의하는 위기관리위원회만 하더라도 이제는 학교의 관계자 외에 외부 기관의 다양한 실무자를 참석시켜 한 달에 한 번씩 운영하게 되었다. 원래는 사건이 있을 때, 필요할 때 위기관리위원회를 열었다면 이제는 따로 사안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이를 예방하기 위한 차원에서 거의 매달 열린다. 원래 배정되지 않았던 예산도 따로 내려왔다. 본 정책의 실효성에 대하여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위기에 대한 철저한 대비는 좋지만 다소 모호한 측면이 없잖아 있다. 회의를 열면 대비가 되지는 않을 것이고, 다른 것도 변하긴 할 것이다.

어떤 학생이 어떠한 상처로 학교에 부적응을 겪고 있다면 여러 방법을 통하여 학교로 돌려보내야할 것이다. 그렇지만 모든 아이들이 학교에 맞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의 방법을 찾아주는 것도, 아이의 마음을 학교로 다시 돌아가게 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일이 아닐까 한다. 대안교육이 공교육에 대한 대체나 보완, 공교육으로 돌리려는 치료가 아니라, 공교육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노력, 미래교육의 실현을 다른 길로 걸어보는 실험적 시도 등으로 시각을 전환하여 평가해 볼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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