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청년입니다] 골반 통증·튼살 해방…“임신, 견디지 말고 누릴 수 있게”
[나는 청년입니다] 골반 통증·튼살 해방…“임신, 견디지 말고 누릴 수 있게”
  • 윤덕우
  • 승인 2022.04.19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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⑦ 창의적 생각으로 경제활동을 하다 -<1> 서정현 ‘안트네’ 대표
안트네-서정현대표
안트네 서정현 대표가 박람회에서 임산부를 위한 자신의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서정현-안네트대표1
서정현 안트네 대표

패션 디자이너 활동 16년
임신 과정 겪으며 발상 전환
인체공학적 패턴 속옷 개발
전자파 방지 원단 특히 인기
뷰티라인엔 튼살방지 패치

◇임신이라는 인생 최대 이벤트

필자의 딸은 다섯 살이다. 결혼 4년 만에 아기가 찾아왔다. 임신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만 해도 막연한 설렘과 기다림이 좋았던 것 같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내 몸 안에서 자라고 있는 새 생명은 자신의 존재를 다양한 방식으로 알려왔다. 임신 초기에는 입덧이라는 신선함으로 존재를 알려왔다. 입덧만 끝나면 살 것만 같은 고통의 시간이었다. 임신 중기에 접어들면서부터는 배가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커지기 시작한 배는 피부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여기까지는 예상된 수순이었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허리, 골반의 통증도 함께 시작되었으며 눈 밑에는 기미와 주근깨가 만들어졌다. 탐스러웠던 머리카락은 힘이 없어졌고, 말 못 할 신체 변화에 따른 고민들은 많아졌다. 게다가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시시콜콜한 작은 것에까지도 예민해졌다. 평상시에는 불편하다고 느끼지 못 했던 속옷의 봉재선까지도 불편하다고 느꼈지만 그 모든 불편함은 그저 10개월 동안 참고 인내해야 하는 과정이라고만 생각하며 참아냈다. 그렇게 그렇게 임신 기간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다양한 신체의 변화를 겪으며 순식간에 지나갔던 것 같다. 그렇지만 확실한 것은 임신 기간 동안 겪는 힘듦과 불편함은 그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1%만이 가능한 발상의 전환

경중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임산부들은 힘듦과 불편함이라는 비슷한 경험을 한다. 그렇지만 그것을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 할 뿐 발상의 전환을 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필자의 경우에도 인터넷 검색을 통해 임산부 피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크림과 오일을 사서 부지런히 발라대거나 선배 엄마들의 조언을 받들어 ‘이 고비만 무난히 넘기자’라고만 생각했었다. 이렇듯 대부분의 여성들은 힘듦과 불편함이라는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과정들을 개선해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1%도 채 되지 않는다.

“임신기간은 왜 견디는 기간이어야만 하는지 모르겠어요. 충분히 누릴 수 있는 기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임산부의 시간을 행복한 경험으로 채우는 브랜드 ‘안트네’의 창업자 서정현 대표의 사례는 발상의 전환이 가지는 엄청난 위력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보여진다.

◇축적된 경험치가 발상전환의 노하우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는 여성이라는 성역할 때문에 결혼 후 임신과 출산, 자녀 양육과정에서 많은 여성들이 일과 가정 중 가정을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자녀 돌봄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늘어나고 있기는 하지만 모든 경우에 적절하게 작동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케이스가 다양하다는 근본적인 이유에서 제도적 장치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정현 대표는 지난 16년간 패션디자이너와 바이어로서 활동했다. 업계에서는 촉망받는 인재였고,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으며 자신의 일을 사랑했다. 한 아이의 엄마로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되면서 서정현 대표에게도 그동안 사랑했던 ‘일’과의 관계를 다시 정립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왔다. 짧은 기간 동안 연애를 하다가 헤어져도 속상하고 아픈 마음을 느끼는 것이 사람 마음인데, 16년간 지독히 사랑했던 오랜 사랑과의 관계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예전과는 전혀 다른 상황 속에서 지켜야 할 것과 놓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도 잘 몰랐다.

경력단절을 통한 혼란스러운 시간 속에서 스스로의 자아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던 어느 날, 서정현 대표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사업가로서 제2의 커리어를 쌓아갈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쟁취하게 되었다. 일과 가정 그 어느 것 하나 소홀함 없이 ‘서정현’이라는 스스로의 자아 정체성 까지도 지킬 수 있는 ‘관점의 전환’, ‘초점의 전환’, ‘시점의 전환’이라는 발상의 전환이 생겨난 것이었다.

첫 번째, 관점의 전환은 일과의 관계 정립이었다. 상황이라는 이유 때문에 100% 사랑하던 대상을 50%만 사랑하기는 싫었다. 그래서 계속 100%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일과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을 스스로 융통성 있게 조율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한 것이다. 그것은 ‘창업’이었다.

두 번째, 초점의 전환은 내가 잘 할 수 있고 잘 하는 일을 나만의 소신과 철학으로 밀어붙일 수 있는 확실한 사업 아이템에 대한 고민이었다. 서정현 대표는 패션디자이너로서 일해왔었기 때문에 임신기간 동안 불편하다고 생각했었던 기성복의 한계를 의류 리폼을 통해 자연스럽게 극복해 나갔던 경험이 있었다. 그리고 이때의 편리함과 기분 좋은 경험을 다른 임산부들에게도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확고했다. 서정현 대표는 그렇게 사업 아이템을 명확히 정립해 나갔다.

세 번째, 시점의 전환이었다. 고민의 시간은 최대한 짧게 가졌다. 임신기간 동안 견뎌야 했던 불편함의 기억이 옅어지기 전에 발 빠르게 움직였다. 그것은 관점의 전환과 초점의 전환이 이루어진 직후였다.

서정현 대표의 발상전환 노하우는 자신의 커리어를 바탕으로 한 ‘관점’과 ‘시점’과 ‘초점’ 이 세 가지 발상의 전환이었던 것이다. 즉, 축적된 경험치가 발상 전환의 노하우였다.

◇여성이 임신기간 동안 누릴 수 있는 행복을 극대화 하는데 도움이 되고 파

안트네에서 생산하고 있는 제품은 크게 임산부 뷰티라인과 패션라인이다. 이 두 라인 모두 서정현 대표가 임신기간 동안 경험했던 힘듦과 불편함에서 시작된 아이디어가 실제 창업으로 연결된 사례이다.

패션라인은 패션디자이너로서의 축적된 경험치를 바탕으로 속옷 등을 인체공학적인 패턴디자인으로 재탄생시켰다. 늘어나는 양수와 몸무게로 인해 사타구니 부위에 발생하는 통증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공통된 상품평이다. 또 속옷 원단에 전자파 방지 특수 원단을 부착한 제품은 일하는 임산부들 사이에서 인기가 폭발적이었다.

뷰티라인의 대표 아이템은 튼살방치 패치이다. 튼살고민이 많은 임산부들을 겨냥해 얼굴에 붙이는 마스크팩을 모티브로 임산부 배에 붙일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이다. 임산부가 배에 붙여서 사용하는데 적합하도록 사이즈 개선은 물론 영양성분에 대한 연구과정을 거쳐 탄생시켰다. 발상의 전환 없이는 그 누구도 탄생시킬 수 없었던 제품이었던 것이다. 튼살방지 패치 또한 임산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출시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부터 인지도가 크게 올랐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현재 서정현 대표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시장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미국 최대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킥스타터와 아마존에 입점준비를 하고 있는가 하면 프랑스 파리 소재 백화점과도 입점 관련 협의를 진행 중에 있다.

서정현 대표는 여성이 임신기간 동안 누릴 수 있는 행복을 극대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사업가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하며, 자신의 자녀에게도 일하는 엄마로서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창조경제센터 프로그램 참여
여성창업자와의 인연 큰 도움
미국 유럽 일본 시장 진출 시동

◇여성들의 생각을 창업으로 이어지게 하기 위해서는 계획된 우연이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

“실제 창업으로 이끌어준 이벤트가 저에게는 특별히 더 자주 찾아왔던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창조경제혁신센터와 같은 중간지원조직의 프로그램들과도 우연치 않은 계기로 만났고, 지역의 여성창업자들과도 우연치 않은 계기로 인연을 맺게 되었죠.”

서정현 대표는 준비되었던 자신의 역량에 대해서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었고, 우연치 않은 기회가 찾아온 순간 그것을 놓치지 않은 것이 사업을 시작하고 확장해 나갈 수 있었던 노하우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력단절에 대한 위기의식을 느끼는 여성들을 위해 지역사회 내에는 여성들의 생각을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계획된 우연’이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들이 마주할 수 있는 계획된 우연을 풍성하게 만드는 일이야말로 지역 청년들의 경제활동을 고민하는 주체들이 더 많이 노력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

 

이미나(청년활동연구가/ 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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