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환자가 된 지
어언 3년에 들어섰다.
일 년이 지나니
친척들이 다 떨어져 나가고
2년이 지나니
친구들이 다 떨어져 나갔다.
이제 가끔 찾아오는
한 두 사람 제자들에 힘입어
오늘도 지팡이를 짚고
산책길에 나선다.
이것이 인생인 것을….
◇김원중= 1936년 경북 안동 출생. 195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동시 입선
<해설> 인간의 몸이 아프다는 것은 아프기 전에 있었던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람만큼이나 이익에 충실한 종족은 없을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상대에게서 자신에게 돌아올 이익이 사라지는데 주변이 비워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인간의 삶이란 언제나 젊을 수 없는데, 하염없이 나이 들어가는데…. 쓸쓸함을 담담히 받아들이며 비움을 알아가는 삶의 한 과정이 허무를 말하고 있음이다.
-정광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