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를 찾아서] 너를 멀미하다
[좋은시를 찾아서] 너를 멀미하다
  • 승인 2022.04.2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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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현숙 시인

하루 종일 내 머리 뒤통수에서 떨어지지 않던 것은, 네 안부였다

네 안부는 내 머리 뒤에서 대롱대롱 매달려 울렁울렁, 멀미를 했다

멀미는 메슥거리는 내 가슴팍 굳게 다물어진 참을성으로, 더욱 심해져 갔다

참을성은 앞니 빠진 꼬막의 뻘밭 발가락 틈, 말간 물로 차올랐다

멀미 뒤에 숨은 너는 검은 뻘 보다 더 매끌거리고,

나는 널 불러와 그리움의 미끄럼을 태우느라 온종일 발바닥 뜨겁다

◇모현숙= 1963년 경북 경주에서 남. <조선문학> 신인상

<해설> 흔들리는 배, 그것에 얽매인 집요한 그리움을 다스린다는 것은 쓰디쓴 약을 먹는 것이다. 즉, 멀미를 다스리는 약이 필요한 것이다. 기다리지 않는 이름이 비틀비틀 끌고 가는 뱃멀미, 그처럼 고통스러움은 없다. 하루속히 배에서 내려 뻥 뚫린 신작로를 홀가분하게 걸었으면 좋겠다.

-정광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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