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칼럼] 백세시대, 의식주 그 너머의 삶과 가치
[화요칼럼] 백세시대, 의식주 그 너머의 삶과 가치
  • 승인 2022.04.2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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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홍란 시인·문학박사
청춘이란 무모하지 않은 용기,

안이함을 뿌리치는 모험심을 의미하며

때론 스무살 청년보다

예순 살 노인에게서 볼 수도 있다네

늙는다는 것은 나이를 먹어서가 아니라

소망을 잃어버릴 때 비로소 늙은 것이라네.



사무엘 울만(Smule Ullman, 1840~1924)의 시「청춘(youth)」을 다시 읽는다. 당시 무명시인이었던 사무엘 울만의 시는 ‘너는 너의 믿음만큼 젊고, 너의 의심만큼 늙으며, 너의 희망만큼 젊고, 너의 절망만큼 늙는다’는 명언을 남긴 맥아더 장군이 늘 암송하고 다녀 세상에 전파되기 시작했다는 일화가 있다. 사무엘 울만은 독일에서 유대인으로 태어나 열 살 무렵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주한 유대계 미국시인이다. 그는 경제적으로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개인과 가정은 물론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열정적인 삶 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시로 썼으며, 논리적이고 깔끔한 주장의 글을 담아낸 작가였다.

시인에게 청춘이란 숫자로 표현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젊음으로 피부가 탱탱한 것 그것이 청춘이 아니다. 굳건한 의지와 풍부한 상상력, 불타는 열정이 없다면 20살 청년도 노인에 불과하다. 비록 80살의 노인일지라도 꿈이 있고, 소망을 추구해 나가는 열정이 있다면 바로 청춘이라는 것이다. 나이를 먹어서가 아니라 소망과 열정을 잃어버렸을 때 비로소 늙어가는 것이라고 힘주어 강조한다.

우리 앞에 성큼 다가온 백세시대를 잘 맞이하고 영위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사고방식과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식하고 있지만 모범답안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행히 죽음이 코앞인 노년에도 변화와 역경을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히 도전하고 멋진 성공으로 거듭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인물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고맙고 즐거운 일이다. KFC 앞 동상의 주인공인 커널 샌더스(Colonel Sanders, 1890~1980)는 1,000여 번의 거절과 실패 끝에 ‘KFC 사업’을 시작한 나이가 65세 때였고, 사무엘 울만이 詩 ‘청춘’을 쓴 당시 나이는 ‘78세’였다. 또, 미국의 국민화가인 모지스 할머니(Anna M.R. Moses, 1860~1961)가 그림을 처음 시작한 때가 76세부터였으며, 한국의 정신적 지주인 철학박사 김형석 교수는 103세인 지금도 열심히 공부, 집필, 강연을 위해 매시간 연구하고, 창의성을 발휘하며 삶을 매진하고 있다.

김형석 교수는 사람의 인생을 30세를 기준으로 하여 3막으로 규정한다. 그중 인생의 황금기는 3막 즉, 60세~75세라고 정의한다. 환경에 휘둘리지 않고, 다른 사람이 아닌 나 자신을 믿을 수 있게 되고, 인격이 성숙하는 나이가 바로 인생 3막이라는 것이다. 또 이 시기는 다른 사회생활의 시작이자 사회 속에서 새로운 보람을 찾아야 함을 강조한다. 1) 공부하기(못다한 공부 다시 시작하기, 독서의 생활화), 2) 놀지 말고 일하기(봉사활동, 경제활동 등), 3) 취미활동 하기 등을 예로 들면서 김형석 교수에게 공부와 독서습관은 나를 위한 의무이자 책임이며, 끊임없이 도전하고 성장하는 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함을 다감하게 전한다.

인간은 끊임없이 도전하고 성장 가능한 존재라는 접근은 이미 오래전부터 연구되고 있었다. 에릭슨의 심리 사회적 발달 이론은 행동과 발달의 생물학적·본능적 근거를 제시했을 뿐 아니라 인간이란 존재는 성장기뿐 아니라 죽을 때까지 매번 새로운 발달 과제를 갖는다는 점에서, 모든 인생주기를 포괄적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인간의 삶에서 “자신에게 벌어진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긍정’과 ‘부정’의 가설을 뒷받침하는 주요한 증거와 결과들은 백세시대를 살아갈 우리들에게 큰 시사점을 던진다. 입고, 먹고, 자고, 노는 것 그 너머의 삶이 지니는 가치와 중요성도 잊지 말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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